황사가 가득했던 주말 오후. 얼굴 가득 마스크를 덮고 지하철에 앉으려는데 반대편 여고생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우리도 마스크를 쓸까? 너무 심하지?”
“안돼, 그럼 얼굴 화장 지워지잖아.”
“맞아..”
사실 그 날 오전 오랜만에 시청한 TV 속에도 온통 봄맞이 멋내기에 나선 여인들의 노력에 관한 것이었다. 건조한 봄 날씨의 피부관리, 짧은 치마를 위한 예쁜 다리 만들기.. 타고난 매력이 아무리 많아도 가꿔야 한다는 그들의 노력엔 끝이 없다.
아름다움으로 승부한다?!
서울대 출신 기자가 요즘 자신의 모교를 취재할 때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자신의 학창시절과 사뭇 달라진 교내 여학생들의 미모에 놀라게 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같은 결과를 얻어도 예쁜 사람이 더 낫고, 심지어 약간 못한 성취에서도 예쁜 사람이 더 좋은 보상을 받는 요즘 시대. 하지만 이러한 세태를 탓하고만 있기에는 세상의 흐름이 너무 빠르고, ‘그나마 아름다운 시절’도 놓쳐 버리기 쉽상이니 원망하고만 있을 수도 없다.
더욱이 이런 스트레스 속에 더해진 노력을 눈요기로 즐기는데 익숙한 우리 남자들..ㅠㅠ 사실 할 말이 없다. 많은 연구를 통해 여자의 단장은 자기만족에 있는 경우가 많음이 밝혀졌음에도, 아직 많은 늑대들이 ‘나를 유혹한다’며 착각에 빠지는 세상.
황사에도 마스크를 못 쓰고 추운 날씨에도 치마를 입는 것이 신경 쓰이는데, 거기에 이상한 남자들까지 쓸데없이 덤벼든다.
사회적 성공, 그 뒤에 놓인 가족
여성들의 스트레스가 아름다워져야 한다는데만 그친다면 그나마 다행인 듯 싶다. 왜냐하면 적어도 내 주변에 많은 여자 동기들은 나보다 3 년 앞서 사회에 진출해 아름다워 지는 것은 물론 여기저기 승부수를 던지느라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서른을 앞둔 나이에 ‘더 공부하겠다’ 며 유학길에 오르는 건 예사. 가치관의 충돌 속에도 피할 수 없는 선배들과의 술자리 회식에 참석하는 동료 여성들의 모습에는 비장함 마저 느껴진다.
남자 친구와 헤어진 뒤 예전에 목표했던 전문직에 도전하겠다며 다시 시험 준비에 돌입한 여자 동료에게 감히 ‘그건 아니야’ 라고 말할 수 없었던 건 내가 남자였기 때문일까.?
당당하기 원하는 모습을 응원하고 싶지만, 사실 그 뒤에 놓인 우리 부모님들의 고충과 내일의 가족 구성의 소원함에 의구심이 드는 건 여자들 역시 마찬가지일게다.
여성 열전. 그들을 응원하며
여자가 되어 본 적은 없지만 세 살 터울의 두 아들 뒷바라지와 가게 일을 도맡아 하신 어머니 모습의 실재. 그리고 언젠가 꼭 키워보고 싶은 예쁜 딸의 상상 덕택에 사실 지금까지 적은 내용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사회적 다양성이 필요한 시기. 뒤늦게나마 남자들 일색이었던 우리 사회를 밝히며 눈부신 여성의 역할을 더해주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열정과 남모를 고민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중보하기 원하는 건 여전히 남자인 내 모습의 한계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내 주변의 모든 여성분들. 화이팅! ^-^v
- 終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