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515” caption=“집에 날아든 잡지. (온 가족이 모두 궁금했다. “그게 뭐니..?” “응? 글쎄.. 뭘까..?”)”][/caption]
2004 년 5 월 28 일 (목) 늦은 밤 - 오후 늦게부터 내린 비..를 맞았다. 거리에서.

약속이 없는 저녁은 늘 회사일로 분주하다. 오히려 회사일을 해야 하는데 시간을 내서 약속을 잡는다는 표현이 맞을 듯. 그래서 더욱 사랑이 갈급하고 사람이 생각나는 하루 일상이다.

오늘 밤도 예외 없이 11 시 퇴근. 평소보다도 늦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밤 늦게 지하철을 타고, 먼 길을 걸어 집에 도착. 어머니께서 우리 회사 사장님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읽으시고 한결 마음이 흐뭇해진 모양이셨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잠시 식탁을 두리번 거리다 웬 큼지막한 우편물 발견.. ‘어라.. 이것도 나한테 온 거네..?’

뜯어보니, 위에 보이는 사진 속 잡지 한 권이 손에 잡혔다. 배고픈 속을 달래려 우유 한 잔에 죠리퐁을 입에 넣으며 한 장 두 장 넘겨 보니.. 온통 연예인들의 화려한 외출과 이름을 알 수 없는 알파벳 (때론 불어 발음, 때론 영어 발음, 어떤 때는 독일어로 읽어야 하는..) 들로 가득 채워진 잡지.

스스로를 “자타가 공인하는 강남의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젊은 귀족을 위해 엄선된 잡지” 라고 부르는 놀라운 책. 흠.. 뭐 안의 내용을 보니 그도 그럴 것이, 조그만 향수 하나에 18 만원.. 뒷 부분에 나온 자동차 이야기에는 한 대에 2~3 억 씩 하는 자동차 소개 뿐..

같이 담긴 말이 압권. “귀하는 엄격한 사전 기준을 통해 선발된..(어쩌구..) 인터넷 무료회원 가입을 통해..(저쩌구..) 흐름을 선도하는 행사 초대와.. 특화된 명품 샘플 서비스를..”

‘호오.. 그런데 난 그렇게 부자가 아닌걸.?’

알고보니, 얼마전 부모님 결혼 기념일과 어버이 날을 맞아 온 가족이 백화점에서 쇼핑한 것이 화근(?)이었다. 세일 기간 중에도 임직원 특별할인이 적용되는 내 카드에 모든 식구들의 구매력이 집중됐는데, 그 실적이 고스란히 남아 일약 “강남의 20대 부유층” 대열에 진입한 것..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럼.. 우리 온 가족 넷이 모여서 돈을 써야 겨우 강남의 20대 부유층 한 사람 몫이 된다는 것이구만..’

허헛.. 참..

내일도 야근은 계속된다. 난 그저 평범하게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20대 청년인걸..
이름하야, 월/급/쟁/이.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