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 화요일 사내 IT 교육을 받고 있다. 그래도 내가 잘 아는 분야라고 생각했지만, 기술과 지식의 흐름은 점점 더 빨라져 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개발의 노력에는 끝이 없다.

유비쿼터스

e-Korea 의 다음 세대로 거론되는 u-Korea 의 접두어는 ‘의식하지 않아도 항상 곁에 있다’는 뜻의 라틴어 ㅡ 사실 이 말은 하나님의 모든 존재를 찬양하기에 적합한 단어이기도 하다 ㅡ Ubiquitous 다.

인터넷 이후 새로운 IT 혁명에 대한 예견으로 제록스의 연구원이 주창한 이 기술은, 저렴해진 칩과 소형화된 장비로 일상에서 언제나 네트워크에 놓여 다른 여러 정보들을 이용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다양한 처리가 가능한 프로세서를 갖춰 현재의 모바일 기기와는 구분되며,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크기로 네트워킹이 가능해 현재의 PC와도 구분된다.

Digilog Interface

하지만 정작 Ubiquitous 세상에 대한 IT 기업의 홍보물과 미래 세상을 본 동료들은 ‘흥미롭다’면서도,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진 않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개발자들이 전하는 편리함은 종종 사용자들에게 피곤함으로 다가가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Ubiquitous 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인간이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에 있다. 디지털 기술의 종착지는 결국 아날로그가 될 확률이 높다. 사람들은 차가운 기술이 담긴 버튼보다 따뜻한 색을 내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 원한다.

Input Procedure의 비약

실제로 많은 기술 홍보에서는 적지 않은 비약이 발견된다. 대표적인 것이 사용자가 사전에 입력해야 하는 Input 작업을 제쳐두고 결과만 보여 주는 것이다. 손목 시계로 일정 안내를 받고, 운전하며 빠른 길 안내를 듣지만, 내 일정과 가야 할 곳을 먼저 입력해야 한다는 전제는 어디에도 없다.

게다가 그 서비스를 위해 많은 이용료와 비싼 단말기를 구입하라는 “초기 입력 지불 조건”은 정말 눈 씻고 찾아도 나오지 않는다. 기업들이 새롭게 곁으로 다가올 기술과 세상을 알리는 일은 좋지만, 과연 그것이 우리에게 그만큼 필요한 것일까.

사람을 배려하는 기술

정보통신 외에도 생명과학과 나노까지. 내일을 위해 준비되는 수많은 기술들은 먼저 사람에 대한 배려를 생각해야 한다. 단지 맹목적인 새로움, 과제해결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일을 벌리는 것은 만드는 사람이나 사용하는 사람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다.

충분한 부작용의 검증, 기술 개발에 투입된 막대한 자원을 회수할 지속적인 시장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간에 대한 배려. 이것이 없이는 그 어떤 신기술과 장미빛 미래 홍보도 허상에 불과할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 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