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두 명의 훌륭한 한국인 교수 두 분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었다. 한 분은 "블루오션 전략"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수라면, 다른 한 분은 캠브리지의 개발경제학 교수이자 이 책의 저자인 장하준 교수다.

개발 경제학

책을 감싸고 있는 표지에 서술된 본문의 갈무리는 독서를 시작하기에 앞서 궁금증을 주기에 충분했다. 6살 난 저자 아들의 세상 경험을 위해 안이하게 집과 학교를 오고 가게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일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책의 에필로그에 놓인 "기울어진 경기장"에 대한 저자의 서술과도 일맥을 같이 하는데, 자유 시장론자들이 무분별하게 펼치는 '개방 시장'의 효율성이 결국 일부 선진국들만의 유익을 위한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실례

저자는 풍부한 자료 고찰과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지금의 선진국들 역시 개발 경제 하에서는 어느 국가 못지않게 높은 관세와 자국 산업의 보호를 위해 힘써왔음을 이야기 한다. WTO, IMF 등 세계 경제의 조정기능을 자처하는 기관들의 오만함이 가져온 부작용과 부정부패, 민족성 등 사회적 여건을 바탕으로 경제발전을 얘기하는 논리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원래 영어로 쓰인 책을 생각하면 저자의 이야기 속에 우리나라의 예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도 즐겁다. 동양인이라는 바탕을 자신의 학문 연구로 유용하게 적용한 저자의 열린 사고와,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계 경제 속에도 깨어있는 그의 의식은 분명 통쾌하고 배울 점이 많았다.

다만 미국의 부동산 모기지가 왜 베트남 경제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는지, 남아공에서 일어난 발전소의 파업이 왜 세계 실물자산의 가격 상승을 가속화 시키는지. 단순한 "나비효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어느새 우리 눈 앞에 다가온 현실 자체가 너무나 큰 게임이 되어버린 지금을 또한 주목해야 할 때인 것도 같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나쁜 사마리아인들 - 6점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부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