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레고 하나를 조립했다. 난이도는 어른에게 전혀 어렵지 않고, 월급쟁이 직장인에게 속도는 한계인지라 사놓고 5년인가.. 지나서였고. (독일 살 때 샀던 것..ㅠㅠ)

성취감은 100점

원래는 누구집 큰 아이가 있으면 선물해 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놔뒀지만 호기심 가득한 아들들이 박스 포장을 뜯어 조립해 달라는 뜻밖에 변수에 조립 시작. 중간에 또 만들다 내려놓고.. 없어진(or 없었던) 블럭 하나를 레고에 주문해 다시 받는데 2~3주. 결국 주말 애들 잠 든 뒤 밤 늦게야 또 몇 장 없어진 조립 설명서를 태블릿으로 찾아보며 비로소 완.성.

레고의 가장 상위 트림에 해당하는 시리즈인만큼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는 돼야 이런저런 시도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조립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부품의 마찰력과 과학상자에 준하는 구멍 수를 고려하면.. 물론 완성 뒤에는 어느 정도의 작동도 가능하다. 가령 뒤쪽 레버를 돌리면 가변익(날개 각도) 변경이 가능하고, 랜딩 기어 바퀴와 조종석 해치도 ‘기어 조합을 통해’ 해당 레버를 돌려서 열었다 닫을 수 있다. 레고 시티 같이 손가락으로 차 문 열고 닫는 거 아님.. ^^

블럭 아닌 조립식, 레고

아이들이 워낙 레고 조립을 좋아하다 보니 뜻밖에 많은 돈을 레고 블럭 구입에 사용하게 됐다. 돌이켜 보면 지난 날 내 유년기 또한 당시에는 무척 비쌌던 레고 블럭 하나에 흥분하며 갖고 놀았던 것 같고. 

다만 레고가 ‘장난감’은 아니다. 가령 우리 작은 아들은 형이 만든 레고를 잘 갖고 놀지만 ‘유지하진’ 못한다. 많은 부모님들이 레고는 부쉈다 다시 만들 수 있는 블럭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레고의 마케팅 전략 속에 아이들은 ‘조립식’을 사고 ‘설명서’에 묶여 목적 지향적 조립을 한 번 하고 난뒤에는 또다른 ‘조립’을 원하는 듯 하다. 만들어진 레고는 장식 하나, 창문 하나, 바퀴 하나..씩 없어져 갈 뿐. ㅠㅠ

레고의 미래

잘은 모르겠지만 최근 IT 기술과 접목해 ‘설계’하고, ‘작동’하는 레고 시리즈도 나온 것 같은데, 예전에 언급한 ‘코딩’이란 부분과 ‘설계의 자유도’를 높여 접근하면 앞서 부모들이 기대하고 있는 교육적 효과도 커질 듯 하다.

레고를 소비재 형태로 잘 부서지게(?) 만든 부분도 시장의 지속적인 수요 창출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터. (때론 플라스틱 접착제를 하나 사다 붙여 버릴까 싶을 정도 ^^, 물론 레고는 접착제를 제공하지 않는다. ㅎㅎ)

유년기의 나의 단짝 레고를 마흔이 되서 다시 만난 것은 큰 기쁨이다. 부디 앞으로도 끊임없이 아이들의 손가락 근육과 공간 지각 능력 (종이 위 블럭 개수 세기 같은..), 그리고 집중력을 키우는데 잘 사용되길. 그러면 언젠가 나도 손자의 레고 블럭들을 조립, 아니 정리해 줄 날이 오겠지..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