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대로 괜찮게 사용하던 면도기였는데, 언제부턴가 면도가 잘 되지 않았고 그렇게 수 개월을 흘려 보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턱과 얼굴에 대고 잘 깎이지 않은 수염을 뽑는, 좋지 않은 버릇도 생겼다. 급기야 언제부턴가는 면도 후에 피부에 상처까지.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내에게 면도기를 사달라고 할까'

아이들의 선물을 고르고 아내에게 전해줄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받아 들고 집으로 향하는 길.

'에이.. 그래도 뭐 지금까지 잘 썼는데. 그냥 저렴한 것으로 나중에 하나 하자'

이런 저런 생각으로 집에 돌아와 우연히 면도기를 보다가 그제서야 아차.. 싶었다. 낡디 낡아 닳아버린 면도날. 해외에서 주재하며 스테인리스 정밀재를 팔아 온 내가 정작 자기 면도기의 날이 무뎌진 것은 보지 못했다니ㅋ

그리고 하루 만에 배송된 면도날. 무뎌진 날을 갈고 나니 그냥 버려질 뻔 했던 3~4년 된 본체도 씩씩하게 힘을 낸다. 나 아직 살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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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새해를 맞이했다. 자신을 탓하기 보다 스스로 무뎌진 부분이 없는지 살펴봐야겠다. 그게 더 쉽고, 빠르며, 비용도 적게 든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