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7 월 20 일 (토) 밀린 일기.
( 결국 이렇게 미국에서 적는 일기에 모두 “밀린 일기” 라는 표식을 달아야 하나부다. 사실 그렇게 바쁘고 분주한 것도 아닌데, 이 곳 도서관에 있는 PC 를 찾아 한글을 입력하기에는 퍽 바쁜 것이 사실이다. ^^ )
지난 수요일에 이 곳 필라델피아에 있는 Museum of Arts 를 찾아갔다. 사실 이 곳은 영화 “록키” 에서 실베스터 스탤론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운동한 곳으로 유명하단다. (사실 난 그 장면이 기억 나질 않았다) 영화에 나온 장소여서 뿐만이 아니라, 정말 이 박물관의 웅장한 모습과 시내 중심가에서 뻗어나온 도로가 만나는 풍경은 아직 안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내게도 감흥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난 번에 잠시 둘러 본 이 곳을 또다시 찾은 것은, “무료(!) 발레 공연” 이 있기 때문이었다. 매 주 수요일 Museum of Arts 에서는 초청 공연이 열리는데, 이를 기해 전시관 개방 시간도 밤 9 시까지로 연장되고, 지역 주민들이 수준 높은 문화 공연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막상… 이러한 문화적 혜택(?) 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눈 앞에 펼쳐지는 화려한 발레리나의 동작에 박수를 보내는 내 자신이 슬퍼질 정도다. 함께 온 친구들은 한국에서도 평생 보지 못한 발레 공연을 이 곳에서 무료로 보는 것이 미안할 정도라나? 사실 미국 사람들 그렇게 부러워 하지 않았는데.. 그 때는.. 확실히 부러웠다.
이 곳에는 이 외에도 모든 연령층이 공유하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문화 공연이 참으로 많이 준비되어 있다. 술과 방 문화, 나이트 클럽과 엠티 촌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놀이 문화는 이제 월드컵에 집중됐던 국민적 열기와 축제 분위기를 어디로 옮기느냐에 걱정을 하고 있지만.. 이 곳은 좀 다르다.
거리에서는 술을 마시지 못하고, 오후 5 시가 되면 모든 쇼핑몰과 직장이 문을 닫지만, 이어지는 저녁과 밤에는 풍성한 문화와 볼 거리가 펼쳐진다.
세금을 꼬박 꼬박 정직하게 내는 이 곳 시민들은, 그것이 부도덕한 정치인들의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고, 이러한 여유와 즐거움을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갖은 자들은 나누는 삶을 살고, 작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더라도 누릴 수 있는 생활 모습을 바라보며, 오늘 날의 미국을 지탱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을 생각하게 되었다.
힘찬 박수 속에 발레가 끝났다. 내일은 또 어떤 문화 공연이 있을라나..?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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