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년 5 월 11 일 (화) 늦은 밤 - 하늘엔 뿌연 먼지 떠 있고~♬
대학로 -> 성균관대학 -> 서울대병원 -> 신당동 -> 대학로 -> 서울대병원 -> …
데이트 코스 같은 그 곳을 오후 내내 일하러 다녔다. 회사 차의 편안함과 에어컨만 아니었다면.. 당장 뛰쳐 나가 일탈을 감행했을 그 곳.. 아침부터 시작된 내 분주함과 피곤함 때문인지, 하나님께서는 돌아오는 길 또한 친절한 김 선배의 차 속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도우셨다.
“용진아, 너도 미니홈피 하니?”
“네, 요즘 자주 돌아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기능이 많던걸요.”
김 선배. 이 순진무구한 서른 살의 총각은 겉보기와 다르게 보는 눈이 높다. 올 해 안에 “김 선배 장가 보내기 TF” 까지 구성했지만.. 그래도 늘 보는 눈이 높은 모양인지.. 그의 노래방 18번 “서른 즈음에” 가사처럼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
“왜 랜덤 홈피라고 있거든. 그거 가보면 간혹 예쁜 여자애들 있더라.”
“아, 네… 근데 그거 보고 말도 걸고 연락도 하고 그러세요?”
“아니.. 뭐 그런 건 아닌데, 신기하게 그런 사람들 1촌을 보면 다 예쁘더라.”
“하하.. 정말요?”
“응.. 역시..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맞는 거 같애.”
착한 선배.. 늘 김 선배는 많은 일과 성실한 태도로 수고하면서도 불평이 많질 않다. 주어진 일상 속에서 작은 여유로움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실은.. 어제 고민하다 모르는 사람에게 일촌 신청을 했어.”
“왜요??”
“그냥.. 나도.. 껴보려구..”
”…푸하하~”
한참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 다른 사람들의 열린 일상을 바라보는 재미(?)에 대해 모르는 바 아니고, 예쁜 사람을 솔직히 밝히는 선배의 마음도 오히려 푸근하게 다가왔다.
그러고 보면 ‘미니홈피’ 가 갖는 여러 한계성에도 많은 사람들이 ‘작은(mini)‘공간에 열심히 매달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단순히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의미도 있을테고.. 여러 사람들 사이에 어느 정도는 보여지고 싶은 내 모습도 있을테고.. 또 그러다 보면 부작용도 있겠지만..
김 선배가 가르쳐준 방법대로, 오랜만에 잊고 지냈던 옛 친구들의 미니홈피들을 ‘사람찾기’로 둘러봤다. 김 선배 미니 홈피 먼저 찾아보고, 언젠가 결혼 소식을 들었던 녀석의 신혼 살림도 구경하고.. 몇 안되는 사람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의 미니 홈피의 공통된 주제는 “행복” 이었다.
우리 주변에 놓인 여러가지 일상의 변화들.. 감정의 기복과 만남과 헤어짐에도 그것들을 기록으로 남겨둘 수 있다는 건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오랜 시간 뒤에 다시 그 발자국을 돌아볼 때면 어느새 웃음짓고 있는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될테니.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고,
내일을 바라보되 그 보다 중요한 오늘을 잊지 말고..
바로 그 세 단계의 공통 분모를 위해,
지금 한 장의 기록을 더하는 것도 잊지 말자.
“Today is..” 가 됐든, “사진첩” 이든, “방명록”이든, “다이어리”든..
오늘의 기록이 내일을 위한 과거의 이야기가 되겠지..?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덧붙임> 본 일기는 특정회사의 인터넷 서비스와 아무런 연관이 없슴다^^.
듣고 계신 노래, 김 선배 미니홈피 배경음악 - Burn
미니홈피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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