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년 1 월 31 일 (토) 늦은 밤 - 햇님이 사라지면 추워져요..

“보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연극을 봤다. 수 년 만에 찾아간 소극장에는 이미 자리를 찾을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가득했고, 일찌감치 예약을 마친 ‘배우들의 눈높이’ 자리로 들어가 앉았다.

연극의 내용은 앞을 보지 못하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동네의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지순이와, 조직의 돈을 가로채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고향에 내려온 거칠지만 심성 착한 독희의 사랑 이야기다. ‘하나를 잃으면 다른 하나를 얻는다’ 는 지순이의 이야기처럼,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잃은 독희에게도 다른 사랑의 대상이 자리한다.

독희를 찾아 내려온 조직의 두목이 마을 양아치들을 시켜 독희를 찾으며 순수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뒤편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결국 양아치들과 한 패거리가 된 지순이의 동생 지성이가 독희를 찌르고, 독희는 지순이의 품에서 쓰러져간다.

그리움. 지난 구정 연휴 때 한 서점에서 “모든 그리움은 이루지 못한 기대에서 나온다” 라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루지 못한 사랑은 소극장 바깥의 찬바람 속에서도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함께 연극을 같이 본 후배에게 “하나님과의 관계” 에 대해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눈에 보여도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지하철 안의 많은 사람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늘 우리가 대화하며 느낄 수 있는 하나님과의 관계.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세상을 향한 주님의 사랑과 계획을 알고, 보이지 않아도 그와 누구보다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모처럼 만에 누린 주말의 여유로움과 짧은 연극 한 토막이었지만, 내겐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귀한 시간과 나눔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해 준이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늦었지만, 참 좋은 밤이다.

연극. ‘보고 싶습니다’ 대학로 열린소극장 ~ 2004. 2. 28.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