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년 8 월 18 일 (월) 저녁 - 비오는 날..

휴가 마지막 날이었다. 아침 일찍 윤준이에게 전화가 왔다.

“형~ 오늘 비오는데~ 그래도 우리 양화진 가는거야?”
“응.. 가야지.. ㅇ.ㅇ? 그럼.. 롯데월드 갈까^^?”
“하하~ ^^ 마음은 이미 그곳에 가있지, 뭐~”

비전반 리더를 맡게 된지 어느덧 한 달이 넘었다. 처음 2~3 명으로 시작한 우리 조는 어느새 8 명에 이르는 공동체가 되었고, 부족한 리더의 모습에도 반짝이는 눈과 온유한 귀로 서로의 생각들을 나누는 조원들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2 주 전. 로마서 13장을 함께 나눈뒤, 계획된 휴가 중 하루를 이들과 함께 보내고 싶어졌다. 리더의 부족함으로 주일에는 성경 본문 말씀 연구만 해도 시간이 벅찰 뿐더러, 직장인인에게 쉽지 않은 주중 모임이지만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공동체의 친교와 교제를 멀리하는 것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게 된 곳이 기독교의 성지, 양화진. 100 여년 전 이 땅에 주님을 향한 소망으로 이 땅을 세계의 “땅 끝”으로 여기며 찾아오신 분들이 묻혀계신 곳이다. 게 중에는 태어난 지 하루만에 이 땅의 낙후됐던 시설과 위생관념으로 인해 죽어버린 선교사님의 자녀도 있었다.

양화진을 돌아본 뒤, 내 모교인 근처의 홍익대학교를 찾아 식사를 했다. 잠시 동안의 만남이었지만 조원들과 모처럼 함께 한 여유있는 오후였기에 오히려 기쁨이 더해질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늘 진지한 자세로 많은 고민을 갖고 있는 형용이, 모든 사람들에게 ‘선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활로 전해주는 지현이, 늘 듬직한 모습으로 성실한 태훈, 벌써 7 년동안 곁에서 함께 한 윤준, 다른 사람을 먼저 돌아볼 수 있는 용기있는 마음을 갖고 있는 성희, 밝고 웃음 가득한 얼굴로 항상 기뻐하는 감사함을 지닌 현주, 하나님 앞에 우리의 나약함을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었던 주님의 군사 재명, 그리고 아직 많은 나눔을 갖진 못했지만 늘 새로운 소망과 기쁨이 되는 은혜, 요한..

와.. 그러고 보니 조원들이 참 많네.. 이렇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영혼들을 위한 기도만 하더라도 지난 번 조원들과 나눴던 하루 30 분 기도로 부족할 것 같다.

늘 부족한 내 모습을 갖고 나아가며, 오늘도 나의 이러한 모습을 채워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