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12 월 16 일 (월) 늦은 밤 - 따뜻해진 겨울

오래전부터 정리하고자 했던 글을 이제서야 남긴다. 좀 길어질 듯 싶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시초가 된 “삼성상회” 에서 시작된 삼성의 모(지주)회사이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 그룹 공채 대상자들의 선호도 0 순위의 기업이었지만, 외환 위기 이후 새로운 변화에 따라 그 자리를 낮추게 되었다.

:: 외환 위기에 따라 ‘재벌’의 변화가 요청됐고, 이는 곧 계열사 지원과  수출을 담당하던 삼성물산에 직격탄이 되었다. 상호 출자 제한에 따라 갖고 있던 계열사 주식을 낮은 값에 팔았고, 내부 거래 금지로 인해 삼성 그룹 생산품을 도맡아 수출하는 관례는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삼성전자, 삼성SDI 등에도 자체적인 “해외 사업부”가 있다. ::

이 회사를 지원한 것은, 지난 9월 중순이었다. 2 학기의 시작. 대기업 채용상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난 Dearsamsung 사이트를 통해 삼성 관계사 중 물산 상사부문 해외영업부로의 지원을 마쳤고, 그것은 내 첫 번째 이력서 접수였다.

삼성물산 입사가 확정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무려 3 개월 반. 까다로운 지원 기준과 SSAT/TOEIC,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포함한 4 시간의 면접시험을 거쳐 20 여명의 최종 입사자가 결정됐다. 이번 취업 전쟁에서 내가 입사 원서를 넣은 곳은 5-6 개 정도. 먼저 넣은 것이 나중된다(?). 그렇게 1 지망 회사는 내 마지막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삼성물산의 작년도 매출액은 32 조원가량. 아시아에서 20 위권에 해당하는 기업이다.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매출액 규모에 해당한다. 이중 상당부분은 수출 물량이고, 285 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삼성물산은 국내 수출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최초, 최대의 종합상사이다.

삼성물산 안에는 상사(무역), 건설(주택), 유통(백화점) 등의 사업부문이 존재한다. 상사는 말 그대로 수출업무가 주 사업이고, 건설은 잘 알려진 래미안 아파트와 세계 최고층 말레이지아 페트로나스타워를 지었다. 유통은 분당 서현역과 서울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플라자” 를 백화점으로, 인터넷 삼성몰을 온라인 쇼핑몰로 운영하고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은 82 개국에 뻗어있는 최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하여 종합상사에서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는 것이다. 그 어떤 회사보다 많은 일을 시키는 곳이지만, 그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란 기대에 의심과 후회는 없다.

삼성물산은 또 삼성계열사의 지주회사로서 면모도 갖추고 있다. 삼성 그룹의 모기업으로서 삼성전자, 삼성종합화학, 르노삼성자동차, 에버랜드 등에 많은 부분을 출자했고, 그룹의 신규 사업에도 삼성 물산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입사 후 2-3 년간은 아버지의 말씀처럼 “돈 받고 배운다” 는 자세로 정말 열심히 배워야 할 것 같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무역일을 하게 됐으니, 얼마나 배워야 하겠는가. 목표는 수출품에 대한 전공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마인드를 구축하여 “종합상사의 리베로” 가 되는 것.

:: 실제 삼성물산의 주 수출품목은 “기계/전자, 정보통신, 플랜트/프로젝트” 와 같은 공학지식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

또한 그 기간 동안 아껴서 저축하여 목돈을 만들고, 이후 내 모습에 대한 계획과 준비를 하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집 앞까지 통근버스가 와서 새벽부터 밤까지 일을 해야 할테니, 아낄 수 있는 부분이 많을게다.

근무지는 서울 혹은 분당이다. 본사가 위치한 분당의 중심가, 서현역은 삼성물산이 시공하고 바로 그 위에 삼성 플라자 백화점과 20여층 규모의 사무실을 지었다. (위 사진 속 건물) 오는 1월 4일 한 달간의 합숙 훈련을 시작으로 그룹 연수 과정을 밟게 되고, 실무 배치까지는 약 100 일간의 연수 기간을 필요로 한다고 했다.

앞으로 일생을 바라봐야 하는 20-30 년간의 장기 계획은 아직 더 고민하고 기도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기에 이 쯤에서 길어진 글을 마무리지려고 한다.

삼성물산이라는 사역지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곳에서 어떠한 자세로 어떤 일을 겪을지, 주님의 사랑으로 앞서 준비해야겠다. 이 곳 홈페이지에 오신 분들도 부족한 청년의 “직장인 생활”에 관심을 갖고 계속 지켜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누군가에게 늘 유익하고 즐거운 사람이 되길 소망하며..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