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1 월 7 일 (월) 오전 - 어젯밤 눈이 내렸다. 와..^^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 과 윤수일의 “아파트”. 지금 유행하는 가요도 잘 모르는 내가 80 년대 초 유행했던 노래를 기억하는 데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 은 초등학교 5 학년 때, 학교 운동회에서 이 노래를 갖고 단체 곤봉 체조를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 것도 아니었는데, 그 때는 전체 5 학년 어린이들이 체조 동작을 함께 맞추느라 정말 많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

윤수일의 “아파트” 는, 역시 중학교 운동회 때 우리반의 응원가였다. 도대체 이 노래가 왜 당시 중학생들의 응원가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시 유명했던 우리반의 ‘응원 단장’ 이 나와 아이들 앞에서 펼쳐보인 Show 가 기억나는 노래다.

2002 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20 여년 전의 노래와 기억들을 들춰내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 노래의 여파였을까. 얼마전 오랜만에 자동차에서 바라본 “서울” 한강변에는 모두 “아파트” 들로 채워져 있었다. 한 외국인은 서울의 이런 도시 풍경을 “벌집” 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서울 안에서의 ‘아파트’ 에 대한 열기는 엄청나다. 실 수요자는 그들에게 편리한 주거 환경을 얻기 위해. 투자자들은 나름대로 수익성 높은 부동산 투자를 위해 구입한다는 것이다. 매일 경제 신문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부동산 경기의 중심으로 ‘아파트’ 가 지목되고 있다.

예전에 내가 살던 강남의 한 아파트는 ‘재개발’ 소식이 들리고 난 후부터 값이 2 배로 뛰었다. 멀쩡한 아파트를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다시 초고층 아파트를 세운단다. 많은 세상의 사람들은 이를 “돈을 벌기 위한 현명한 수단” 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어디 그 뿐이랴.. 언젠가 내 교회 후배 한 명과 같이 COEX 몰을 간 적이 있다. 포항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자라난 후배는 학교 때문에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때 그 후배는 포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문화적 혜택과 경제 생활적인 요소가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에 아쉬워했다. 나야 ‘서울’에서만, 그것도 ‘아파트’에서만 살았으니.. 이 지나친 집중도(!)를 인지 못한 것은 당연지사.

서울의 아파트를 짓다 못해 이제는 서울 근교의 모든 도시, 지역들이 또한 아파트로 채워져가고 있다. 밤 하늘의 별이 사라진 아쉬움 만큼이나 멀리 내다 보이지 않는 서울의 풍경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그래서 너도 나도 더 높이 아파트를 지으려는 것일까…

최근에 읽고 있는 한 책에서, 토지 사용에 대한 세계관을 조명하는 부분에 이런 내용이 있어 잠시 소개하고 싶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슈마허의 지론이다.

“어떤 사회가 자기들의 토지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연구해 보라. 그러면 당신은 그 사회의 미래가 어떠하리라는 것에 대하여 꽤 신뢰할 만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E. F. Schumacher - “작은 것이 아름답다” 중에서)

대학을 나누는 기준도 “서울 소재 대학” 과 “지방 대학” 으로 나뉘고, 서울 안에서도 “강남 지역” 으로 전입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어떤 때는..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이런 “한국적 System” 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왠지 눈을 돌리게 되는 이유는 뭘까..?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