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사내 교육을 통해 Risk Management 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한 주 4 시간 씩, 두 주에 걸친 짧은 교육이었지만, 사내의 RM 관련 다양한 업무 Process 는 물론 최근 Issue 가 되고 있는 여러 경영 Tool 과 조직에 대해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 중 가장 관심있게 접한 것 중에 하나는, Risk Check List 를 통해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Business Model 에 대한 자기 평가를 작성하는 것이었는데, 여러 평가 항목 중 거래선 및 관련 사업에 대한 신용 평가 및 보고서 작성을 “수시”로 하는지, “정기적”으로 하는지, 아니면 “필요한 때” 이루어지고 있는지 표시하는 문제도 있었다.
‘수시로 하면 좋겠지만.. 아직은 그렇게 큰 부분이 아니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 이내 자기 채점표에 따른 결과가 돌아왔다. 뜻 밖에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수시로 한다는 대답보다 더욱 Risk 를 줄일 수 있는 조건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게 왜 그럴까..
사실 “수시”라는 말은 언뜻보면 정기적으로 하는 것보다 자주하는 것으로, 그리고 더욱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나 또한 그러했는데, 교육장을 나서며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생각해 보니 문득 내 모습이 떠오르는 것이다.
스스로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했을 때, 내게는 “정기적인 날짜” 가 없었기에 늘 본의 아니게 벼락치기를 맞이해야 할 때가 많았다. 정작 세상의 System 은 정해진 날짜에 시험을 보는 약속으로 더해지지만, 나의 일상은 ‘시간되면 하겠다’는 수시 우월주의의 합리화로 규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많은 사람들이 “학원”이라는 사설기관을 선택하고, 실제로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에게 일부 그 성과가 반영되는 이유도 공교육이나 아이들 스스로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 만큼 규칙적이고 정기적인 학습 점검과 자기관리가 더해졌기 때문일게다.
“그건 그 때 그 때 달라요” 같은 유행어든가 “넌 아직도 정시로 들어가니? 난 수시 입학이다.!” 라는 어느 입시학원 광고에서처럼 이제는 빠른 변화와 남보다 앞선 시대의 흐름을 영위하는 것이 특정한 기술인 것처럼 누려지는 때가 왔다.
하지만 설령 그것이 하루만에 세상이 바뀌는 변화일지라도, 정기적으로 꾸준히 개인의 삶속에 지켜온 좋은 습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크게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변화를 그동안 준비해온 것들을 펼치는 장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변화”라는 알 수 없는 미래 앞에 이것 저것을 찾으며 쉽게 옮겨 다니기 바쁜 사람들.. 변화를 준비한다고 하면서 어찌보면 그러한 위험 앞에 스스로를 노출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봐야 할 때이다.
이 것 저 것 마음 가는대로 더해진 책상을 정리할 시간이다. 오히려 조용히,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 붙들고 그것을 꾸준하게 찾아 더해가는 사람들에게는 복이 있다. 정기적으로 준비하는 사람이 역시 규칙적으로 놀 수 있음을 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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