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직접 해주신 “비밀 요리”. 과연 계란 부침 속에 들어간 것은 무엇일까^^?
(이 사진을 찍기위해 아버지와 나는 2 분정도 식사를 중단해야했다. ^^)
2002 년 2 월 8 일 (금) 밀린 일기. - 따뜻했던 겨울 날씨.
대학이 방학 중이어서, 요즘 아버지께서 집에서 계시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다음 학기를 준비하시면서 여러 강의 교안을 만드시는 한편, 그동안 바쁜 일과로 인해 집중해서 보지 못한 책도 많이 읽고 계시는 것 같다. 그러한 “아버지의 열심” 에 비하면, 나는 아직 많이 자라지 못한 느낌이 든다.
금요일. 학원에 1 시간 일찍 가는 날이다. 점심 식사를 아버지 혼자 드셔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후 1 시부터 시작되는 강의로 인해 집을 먼저 나섰다. “저녁 식사는 같이 할 수 있는거니?” 라는 아버지의 물음에, “예” 라고 대답드렸다.
보통 매일 저녁 식사를 학원에서 준비해 주시기 때문에, 나는 이후 강의가 없음에도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곤 한다. 이 날은 특별히 원장님께 집에 일찍 돌아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식사를 하지 않고 집에 왔는데..!!
아버지께서 ‘순수한 실력’ 으로 요리를 하고 계신 것이었다. 어느덧 주방에는 기름이 올라간 튀김 냄비와 작은 후라이팬이 자리잡고 있었고, 언젠가 어머니께서 사다 놓으신 생새우가 잘 정돈된 계란과 함께 놓였다.
“아버지, 요리하세요??”
“그래, 새우 튀김을 맛있게 해주려는데, 계란만 묻혀서 튀기니 좀 이상하구나 ^^.”
사실 우리 집은 어머니께서 가게를 돌보시기 때문에 주로 나 혼자 집에 있거나 할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곤 했다. 직장 생활로 바쁜 아버지와 형은 주일 저녁을 제외하고는 모이기가 쉽지 않았고, ‘아마추어 주방장’ 아버지께서 요리를 하신다니!! 이건 내게 큰 호기심과 기대를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튀김 옷을 입지 않은 새우튀김(?), 기름이 조금 많이 들어간 갈치 조림, 할머니의 정성이 담겨 늘 사랑받는 밑반찬, 어머니께서 미리 충분하게 준비해 놓으신 김치. 마지막으로.. 또 다른 아버지의 Special Menu 가 있었으니.. (위 사진)
“계란요리에요?”
“맞춰보렴~! 평범한 계란요리가 아냐.”
“이 안에 뭐가 들었는데요?”
“하하~ 맞춰 보래두~ 우리 스무고개 할까?”
“하하~ 그냥 이야기해 주세요, 뭔데요? ^^;;”
( 아버지와 아들의 33 년 나이 차를 무색케 하는 대화.. 우리 아버지는 아직 충분히 젊으시다. ^__^ )
그 안에 들은 것은 얼마전 백화점에서 부모님이 사 놓으신 “일본 오뎅” 이었다. 일본 오뎅은 낱개로 봉투에 포장되어 마치 과자처럼 보이는데, 그 맛과 품질이 “원조” 답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덕분에 난 아버지께서 준비해 주신 맛있는 세 가지 요리로 거뜬하게 밥 한 공기를 먹었다. 우리 아버지는 그렇게 요리를 잘 하시지는 못하지만, ‘집에 돌아올 아들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음식을 준비했다고 하셨다. 쩝.. 갑자기 눈물이..
늘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을 자신의 ‘행동’ 으로 보여주시는 아버지의 앞선 가르침에 다시 한 번 더욱 성숙해야할 내 자신을 비춰보게 되었다. 뒤늦은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우리 아버지는 여전히 아들에 대한 관심을 전해주셨다.
“에구, 우리 용진이는 3 번이나 그릇을 닦네?”
“기름이 들어간 음식이 많았잖아요, 깨끗이 하려구요.”
“아버지는 많아야 2 번 한단다.”
“아니에요, 3 번은 해야죠. 식기가 깨끗해야 우리 몸에도 좋아요.”
금요일, 주말 저녁을 집에서 보낸 나는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했다. 그 늦은 일기를 3 일이 지난 오늘에야 적는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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