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 학년 개학날. 방학과제를 시험으로 보는 “개학고사”를 치르고 난 병원으로 향했다. ‘맹장염일 것’이라는 스스로의 진단과 함께.

말이 씨가 된다고. 정말 맹장염이었다. 곧바로 찾아온 곳이 이 곳 안세병원. ‘개학날, 신경성 맹장이라고 들어봤냐’는 의사 선생님의 농담섞인 말씀과 함께 잠이 들었더랬다.

나이가 어리고 1인실이 좋겠다는 이유로 산부인과 병동에서 지낸 시간. 지금은 주변에 높은 건물이 많이 들어섰지만, 그 때만 해도 ‘안세병원 사거리’라 불릴 정도로 입원 중 복도에서 바라본 전망이 좋았더랬다. ‘가스’가 나올 때까지, 복도를 헤매고 걸어다니며 5일간 지낸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