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없는 야채 쥬스, V8 을 맛있게 먹는 방법
   1. 차갑게 해서 마신다.
   2. 다른 것 보다 먼저 따른 잔을 마신다. (나중에 따른 건 맛이 진하다..)
   3. 얼른 마신다. 혓바닥이 맛을 느끼기도 전에..
   4. 매일 마신다. 요즘 그렇게 먹기 싫었던 생식도 맨날 먹으니 정이 가더라구..
   5. 몸에 좋다고 생각하고 마신다. 다 마시고 바나나를 먹는다.


2003 년 9 월 18 일 (목) 저녁 - 비.. 또.. 비.. 계속.. 비..

아.. 정말 비가 많이 온다. 평소에는 내리는 비가 너무 싫어서 한참을 우리 나라의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 탓에 몰두했었는데, 어제는 사실 일기예보를 듣고 뛸 듯이 기뻤더랬다. 왜냐고? 예비군 훈련 중이니까^^.

예비군 훈련.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군대에 2 년 조금 더 다녀온 사람들은 제대 후 새로운 삶을 맞이한다. 외국에 나갈 때 번거로이 ‘입국 보증’을 설 필요가 없고, 나름대로 액땜을 한 뒤라 취직이나 진로 문제도 한결 편안해 지고..

그런데.. 알고 보니 “예비군 훈련” 이란게 있었다. 제대 한 다음 해부터 하나씩 더해가며 1년차, 2년차, … 하는데 이것이 무려 7년!! 첫 해에야 가서 하루 종일 비디오만 보고 오면 됐지만, 요즘은 다르다. 갈 수록 몸이 무거워져 가는데 총을 메고 산을 오르고, 장애물을 통과하라 그러질 않나.. 산모기 많은 곳에서 여기 저기 피를 뜯기며 귀찮은 강의를 들어야 하질 않나..

하루 밥 값으로 2,500 원을 주는데, 이걸 갖고 매 번 매뉴가 똑같은 도시락을 산다. 같이 간 회사 동기와 어림짐작해 본 도시락의 원가는 1,300원(그것도 무지 후하게 쳐준거다). 나흘 동안 내내 똑같은 도시락을 먹고나니 이젠 얼굴 여기저기에 뽀드락지가 생겼다.

훈련을 모두 마치고 내일부터는 드디어(?) 다시 정상 출근. 집에 돌아와 앞에 놓인 V8 쥬스를 마셨다. ‘아.. 나에겐 영양소가 필요해..’ 비오는 날이라고 실내 교육만 하겠다며 좋아했는데, 어두침침하고 습한 오래된 강당에서 하루 종일 꽉 막힌 정신 교육 비디오만 시청했다. 바로 옆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에서 풀풀 날아오는 냄새는 어떻고.. 비가 오니 바깥에 나가 쉴 수도 없구..

예비군. 전쟁이 나면 끌려 나간다는 뜻(예비된 군대)이다. 역전의 용사. 비록 초반엔 북괴군에게 밀릴지 몰라도 예비군이 나가면 전세가 역전된다는(?) 가정에 입각한 표현이다.

“수고하셨슴다!!”

말 안듣는 선배들 모시느라 고생한 현역 장병들의 마지막 인사를 뒤로 하고, 줄기차게 쏟아지는 비 속에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얼른 일본어 공부해야지.. 오랜만에 운동도 가구. 끄응..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