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있는 내 열쇠.
2003 년 7 월 12 일 (토) - 하루 종일 집에 있어서.. 날씨는 뭐..
어렸을 적, 초등학교 6 학년 때 부터 난 열쇠를 갖고 다녔다. 당시에 사용하던 “미키 마우스 열쇠고리” 는 그 때는 흔하지 않던 미국 Disney World 의 제품이었는데, 미국 삼촌이 한국에 오시며 선물해주신 것이라 했다. 지금은 내 보물 상자에 어린 시절 추억으로 남겨져 있고..
요즘 내 열쇠는 모두 3 개다. 한 때는 집 열쇠 2 개와 부대 내 방 열쇠 2개(카투사 생활시..), 그리고 부대 사무실 열쇠 1 개와 일하던 사무실 열쇠 1 개에 당시 쓰지도 않던 학교 사물함 열쇠 1 개까지.. 정말 어느 누구와 결혼해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열쇠가 많았던 적이 있었는데..
첫 번 째 열쇠는 우리 집 열쇠. “Do Not Duplicate” 라고 적혀있는 열쇠 손잡이가 무색하게, 난 우리 집 앞에서 벌써 2 개째 이 열쇠를 복사했다. (뭐.. 기술적으론 복사가 안된다 하는데.. 잘만 되더구먼..) 2 개의 열쇠와 작별했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어쨌든, 요즘 우리 집은 지난 수 십년간의 전통을 깨고, 하나만 잠근다. 뭐.. 훔쳐갈 것이 없다는 내 생각과, 종종 집에 찾아오시는 할머니께서 연로하셔서, 열쇠 2 개를 혼동하시는 경우가 많다는 부모님의 사려깊음이 더해진 결과다.
두 번째 열쇠와 세 번째는 직장 내 서랍장 열쇠. 최근 보안 규정이 강화되어서, 모든 서랍을 잠그고 퇴근해야 한다. 노트북 PC 는 물론 서랍 안에 넣어야 하고, 간단한 정보라도 Reference 가 아닌 사내 정보가 담긴 모든 문서는 책상 위에 있어서는 안된다.
새 서랍장을 지급 받았지만, 낡은 서랍장을 치우기 아까워 내 곁에 두고 있다. 그래서 열쇠가 두 개. 다행히 하나는 Round 형이고, 다른 하나는 Stick 형이어서 혼동할 필요가 없다. (뭐.. 이래봐도.. 한 때는 지하철 표 넣는 개찰구에 공중전화 카드를 밀어넣으려 했던 ‘황/당/한’ 이력이 있기에.. 헷갈리기는 마찬가지.)
마지막 열쇠 고리에 담긴 것은.. 사랑이다.
사랑의 열쇠.. 글쎄.. 내가 흥미를 잃어서일까.. 아니면 이젠 지쳐서 일까.. 예전 만큼 의미있고 귀하게 생각되지 않는 이 Heart 모양을 보면서, 분명 내게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음을 깨닫고 있다.
홈페이지 모양을 바꾸며 이것 저것 필요한 사진을 찾으려다, 오래전부터 쌓이고 쌓인 그녀와의 사진 기록들만 들춰보게 되었다. 이건 분명 포기할 수 없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열쇠 사진도 찍고.. 쓸데 없는 이야기도 주저리 주저리 적은 모양이다. 잠이 안와서…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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