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과 저녁 자유시간.. 찾아가는 18 번지. 영풍문고입니다. 광고라도 해드려야죠..—;
2001년 5월 6일 (주일) 아래 글을 남긴 뒤 바로 이어서.. - 오늘 감기 기운 있어요..
어렸을 때, “일기는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는 것이라 배웠다. 어린 시절의 배움을 거울 삼아, 어디 한 번 편지글로 써볼까..? ^^*
영풍문고 점원님께.
안녕하세요.. 오늘도 변함없이 영풍문고에서 책 한 권을 읽고 온 사람입니다. 아시겠죠.. 귀에는 이어폰을 꽂았다, 뺐다하며, 무슨 책이 어딨는지 묻고 사지는 않는 사람.. 안경끼고 머리 짧아서.. 한 번은 제게 “고등학생도 그런 책을 보니..?” 라고 물으셨던.. 그 사람입니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전 개인적으로 컴퓨터 책을 잘 사지 않습니다. 점원 님도 아시겠지만, 워낙 책의 변화가 빠르기 때문이지요. 여타 문학책과는 달리 구입 후의 소장 가치도 금새 사라져 버리곤 합니다. 뿐만 아니라 책 값도 만만치 않지요. 보통 올 컬러에, 고급 서적은 모두 번역서이니, 오죽하겠습니까.
실은 전 군인입니다. (직업 군인 말구요.. 한 달에 10,000 원 받는.. 그 순수한 군인말이에요.) 솔직히 군인 답지 않은 제 모습으로 인해 오해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고등학생이라는 오늘의 말씀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한 두 번 뵙는 것도 아니었잖아요.. -.-
그래도 얼마나 감사한지요. 매 번 바쁘신 중에도 책 하나하나 찾아주시구.. 제가 스스로 찾아서 보는 대다수의 경우에도 제 곁을 왔다갔다 하시며 챙겨주시고.. (실은 전 이게 퍽 부담 스럽습니다. 혹시 부담스러우라고 하시는 건가요..? -.- )
특히 오늘 제가 책 한 권을 보고 있는데, 책장의 그 책 빈자리를 팔려 나간 것으로 알고 오셔서 새로운 책 한 권을 껴 놓아 주셨을 때.. 한편으로는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책을 다보고.. 제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놓을 곳은.. 계산대 뿐임을 알았을 때.. 그것이 점원님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저 같은 사람을 다루는 고단수 비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정말 죄송한 이야기지만, 저도 이에 질새라.. 책장 아래를 보니 아직 진열되지 않은 책들이 가지런히 있더군요. 종류와 제목에 맞추어서 예쁘게 다시 집어 넣어놓고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제 홈페이지에 일기를 적는 것. 못보실 줄 압니다. (그래야 합니다..) 그럼에도, 혹시 제가 누군가를 보고 싶어하는 만분의 일의 확률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듯.. 이 글을 보신다면, 제 정중한 사과를 받아주세요..
그리고.. 앞으로 잘 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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