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gene O’ Kelly, “Chasing Daylight”

누구나 죽는다. 언젠가 죽음을 막연히 생각하며 적잖이 몸 서리 쳤던 기억이 있는데, 시기는 달라질 수 있어도 결국 같은 결과로 모두가 맞이해야 할 그것을 갑자기 맞이한 사람이 있었다.
KPMG
세계적인 회계법인의 대표로 많은 존경받는 기업들의 현명한 감시자 역할을 감당해온 Eugene O’ Kelly. 그가 이 책의 저자이자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주인공이었다.
뇌종양이라는 엄청난 결과에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최고의 순간들로 채워가기 원했던 그의 모습은 죽음을 앞 둔 사람의 모습이라고 하기에 의연함이 엿보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오히려 죽는다는 사실을 먼저 알고 준비할 수 있는 3 개월이 있다는 현실에 감사하며 행복하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과 사랑
직장을 사랑했던 만큼 건강의 문제를 솔직히 인정하고 자기 자리를 미련없이 내려놓은 그는 그동안 미처 돌보지 못했던 자기 일상과 감사하지 못했던 많은 순간들을 기억하며 서서히 죽음을 마주 대하는 연습을 시작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100마일의 속도로 죽음과 충돌할 수는 없는 만큼 이제 속도를 줄이고 받아들임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곁에는 신실한 아내와 사랑하는 두 딸이 함께 있었다. 세상을 떠나게 된 사실을 전하는 동안, 충분한 사랑을 나누지 못한 이들이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며, 그는 자신에게 너무나도 많은 사랑이 있음을 감사한다. 뿐만 아니라 ‘헌신’이라는 가치를 단지 ‘시간의 길이’로 판단했던 자기 모습을 반성하며 ‘시간의 깊이와 효율성’에 대한 생각을 더한다.


마지막으로 그가 원한 건 “생각의 명료함”이었다. 뇌종양이 더해지며 흐려진 눈 앞의 촛점과 뜻 대로 되지 않는 몸의 상태에서 그는 결국 현실을 명료하게 바라보는 지혜가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생각했다.
그의 아내
평온하고 담대하게 죽음을 맞이한 순간 뒤에 남겨진 메모들은 이해심과 배려가 깊은 그의 아내를 통해 한 권의 책으로 출판됐다. 2005년 여름, 어쩌면 내가 맨하탄에서 사진을 찍던 그 때 East River 근처에서는 갑자기 제한된 시간을 맞이 한 저자의 최고의 순간들이 더해져 가고 있었다니. 그가 아내와 함께 한 인생 마지막의 공동 작업의 결과가 책 읽는 내내 감사하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다음은 책 속의 몇몇 내용들.
- 만약 당신이 50세인데 55세쯤에나 죽음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려 한다면 더 일찍 생각해보라.
: 당신이 지금 30세인데 20년 후에나 그 계획을 세울 생각이라면 더 일찍 생각해보라. 그것이 건강한 사람들의 맹점이다. 그러니 더 일찍 생각하라.
- 내가 ‘받아들임’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병원에서였다.
: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할 만큼 나이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매사에 적극적인 나로서는 좀처럼 하기 힘든 말이다. 그러난 마침내 내 안의 관리자 기질을 놓아줄 때가 왔다. 나는 눈을 감는다. 그리고 스스로를 놓아 보낸다.
- 1 천명 이라니.
: 믿기지 않는 숫자다. 나는 지난 수 년간 잊고 살아왔던, 그리고 암 선고를 받지 않았다면 다시 생각지 않았을 즐거운 기억들을 떠올리고는 내가 참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 나는 동생에게 화를 내 봤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며, 그 자신만 괴로울 뿐이라고 말했다.
: 그리고 현재에 살려고 노력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를 배가시켜 자녀에 대한 사랑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아니 보다 큰 사랑이라고 말했어야 했다. 윌리엄은 이미 딸들과 아들을 극진히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저자의 아내, Epilogue) 누구나 그렇듯 아무런 위기 상황 없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갈 때에는 궤도를 이탈하기 쉽다.
: 그러나 5월말에서 9월초까지. 믿을 수 없을 만큼 길고 또 짧은 시간을 보낸 우리 가족처럼 특별한 삶을 겪다 보면 경이를 이해하게 된다. 내적인 힘과 헌신, 사랑을 알게 되고, 겸손하게 된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 | 인생이 내게 준 선물 유진 오켈리 지음, 박상은 옮김/꽃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