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장거리 비행. 지난 번 “언어의 온도”에 이어 이기주 작가의 책을 다시 골랐다. 행여라도 작가에 대한 이미지가 고정될까 싶어 찾아보지 않겠다고 했던 작가를 공교롭게 이 책을 사던 서점에서 만났다. 키 크고 잘 생긴 훈남. 오.. ^^

이어지는 이야기

어떻게 보면 언어에 대한 저자의 고민은 계속되는 것 같다. 글을 쓰는 이로서 깊은 생각을 담은 책이 ‘언어의 온도’라면 이번 ‘말의 품격’은 보다 사회적인(?) 책 같았다. 회사를 다니는 나같은 이들에게는 어쩌면 익숙할 수 있는 인용 문구도 그러했고.

책을 산 건 이전이었지만 공교롭게 책을 펴든건 내 입의 화살이 다시 한 번 가까운 이의 마음을 찌른 뒤였다. 출발 전날 침대 맡에서, 비행기에 오르기 전 공항 게이트가 열리길 기다리며 펴든 책의 내용에 얼마나 마음 한 켠이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마음

책에서는 가능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내가 할 말을 아껴서 신중하게 할 것을 권했는데. 늘 그렇듯 이론과 실제는 다른 법인지 적어도 내게는 여전히 말에 실수가 많다. 물론 책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용서를 구하고 내일을 이야기하는 내용도 담고 있지만, 여전히 가득 쌓여 있다 터지는 물꼬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까.

저자의 이야기에 십분 공감하면서도 여러 관계들 속에 ‘필요한 말’을 어떻게 전할지에 대한 고민이 여전한 가운데 책을 덮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가 따뜻하게 다가온 책의 배려가 고마웠고, 그래도 남은 마음속 질문에 대해 마음이 답한다. ‘마음 아프지 말기’.

내 모습

상처받은 것들을 인정하고 따뜻함으로 이를 치료하기로 했다. 분주한 기내에서 억지로 오지 않는 잠을 청하기 보다 책을 펴들고 음악을 들으며 모처럼 충만한 밤을 보낸 새벽 아침. 새롭게 시작되는 한 주가 마음의 솔직함을 부정하지 않고 마음을 치유하며 아끼는 일상으로 채워지길,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또한 상처주지 않는 오늘이 되길 기도한다.

다음은 책 속의 몇몇 내용들
  • 나는 인간의 말이 나름의 귀소 본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헤엄쳐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뜻이다. 사람의 체취, 사람이 지닌 고유한 ‘인향(인향)‘은 분명 그 사람이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 행동은 말을 증명하는 수단이며 말은 행동과 부합할 때 비로소 온기를 얻는다. 언행이 일치할 때 사람의 말과 행동은 강인한 생명력을 얻는다. 상대방 마음에 더 넓게, 더 깊숙이 번진다.

  • 사람의 말의 본질도 매일반이다. 아무리 화려하게 포장하고 감추려 해도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성질은 언젠가 드러나고 만다. 본성과 본질, 진심 같은 것은 다른 것과 잘 뒤섞이지 않는다. 쉽게 으깨어지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