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7 월 중순. (다이어리의 끄적임 중에서 꺼낸 밀린 일기.)

내 주변에는 이화여대를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 대학 1학년 때는 우리 교회 대학부에 하도 이대생들이 많아서 선배들이 우스갯 소리로 “남학생에게 학교를 물어봐도 이화여대일 것 같다” 라고 했을 정도다.

오늘.. 그 이대생에게 말 실수를 했다.

문제의 말단은 이랬다. 아침 영어 집중 학습 시간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란 책의 일부분을 발췌한 Article 을 읽고, 잠시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 했는데, 이 이야기가 쉬는 시간까지 이어진 것이다.

수업 시간에 영어로 이야기 해서 뜻이 와전됐는지도 모르지만, 내 뒤에 앉은 인턴 여학생 두 명은 나에게 직설적인 충고를 해왔다. “오빠, 어디 가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정말 매장되요.” (여기서 “매장된다”는 뜻은 내가 한글을 바로 들었다면 “묻힌다, 죽는다” 는 뜻일게다.)

사실 내 말이 그렇게 기분이 언짢을 것이었나? 영어로 말한 내용을 대강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I think that Men can get together with other people who have a mission or a goal to accomplish. In this case, their characteristics and personality does not affect to their meeting so easily. In contrast, Women used to work with people whom they want. Even though they have a same goal to achieve, if they disappionted each other for personality, it’s hard to make it.”

그러니까.. 남자들은 성격이 다르고 마음이 안맞아도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뭉치는데 반해, 여자들은 동일한 목표가 있어도 성격이나 개성차를 드러낸다.. 는 이야기 였는데, 이게.. “매장될 이야기” 라는 것이었다.

휴우.. 사실 난 이런 이야기를 처음 해 본 것도 아니고, 이미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 했던 내용이기에 대뜸 “난 그래서 이대생들이 싫어” 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남자 인턴들도 동의하기는 마찬가지.

아뿔싸.. 그런데 내 앞에서 이야기 하던 그 후배 인턴이 이대생이라는 것이다. ㅠ.ㅠ 평소에 나와 즐겁게 지내던 그 인턴은 내가 내뱉은 이 말 한 마디로 내 이미지를 모두 지워버렸다. 그거야 상관이 없지만, 문제는 이 후배 인턴이 우리 50 명 일행들에게 돌아가며 나의 “망언” 을 전파했음이니.. ㅠ.ㅠ

나보고 “난 홍대생이 싫어” 라고 하면 기분이 좋겠느냐고 물었다. 하긴.. 기분이 좋지야 않겠지만, 그래도 “왜 싫은데..?” 라고 물으며 여유있게 사람들의 평가를 들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근데.. 사실 나보다 총명해 보이는 후배 인턴의 머리 속에는 이미 반박해야 할 항목들의 리스트가 쉴 새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흐음.. 무슨 컴플렉스가 있는걸까? 이런.. 내가 제대로 실수한 셈이구나..’ 미안함 마음과 함께 사과를 건넸지만, 쉽게 사그라질 분위기는 아니다.

그래서, (!) 이렇게 내 홈페이지에 글을 적는다. 미안하다. 이대생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내가 싫다는 건, “I hate You!” 의 그 “밉다” 가 아니다. 단지 그들에게 형성된 은연중에 남녀 구분 사상과 여성 인권 신장 등의 자세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 마디만 덧 붙이면.. 가까운 몇몇 이대생들은 이러한 말을 불쾌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쩝..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내게 들려준 사실인데.. 쩝.

이 글을 통해 내 주변의 그 많은 이대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단지 내가 남성이기 때문에 이런 비난의 화살을 맞지 않길 원하며..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