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5 월 30 일 (목) 저녁 - 흐린 날씨
이 곳 일본도 역시 먼지와 공기 오염이 나은 편은 아니다. 아침부터 흐린 먼지 속으로 사진기와 노트북을 들고 돌아다녔다. 어제 기사를 다 마무리 한 덕에, 오늘은 시부야로 향하는 다른 리포터의 사진 촬영을 돕기 위해 나섰다.
다행히 내 카메라가 변치 않는 성능을 발휘해 주고 있다. 이 곳에 와서 메모리를 추가하려고 했던 계획은 한국보다 비싼(!) 일단 취소. 비록 품질이 낮은 사진으로 찍고 있지만 틈틈이 취미로 삼은 촬영 연습 덕분에 사진 내용은 이 곳 기자분들 사이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v
아.. 그런데 사실 오늘 우리가 찾아간 곳은 시부야의 러브 호텔 언덕. 암울한 일본의 섹스 산업은 급기야 러브 호텔들이 저마다 특징있는 상품(?)을 갖고 몰려있는 골목을 만들어냈다. 비록 기사 거리가 되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정보를 갖고 찾아간 그 곳에는 ‘러브 호텔 문화’ 에 익숙한 일본인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혹시 영어 할 줄 아세요?” / “물론이죠.”
“이렇게 러브호텔이 몰려있는 곳을 지나실 때 이상한 기분이 느껴지지 않나요?” / “이상한 기분이라뇨?”
“한국에서는 러브호텔이 드러내기 힘든 문화거든요, 그렇지 않나보죠?” / “(웃음) 그렇지 않아요, 사실 누구나 품고 있는 욕망이죠.”
그랬다. 사실 누구나 품고 있는 욕망. 일탈에 대한 소망과 그를 실천하는 행동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도 누구에게나 있는 것인데..
일본의 신주쿠는 낮과 밤의 모습이 판이하다. 길에 가득한 휘청거리는 사람들, 통일교 선교를 위해 지나친 호의를 베푸는 한국인들까지.. 내심 “이제 곧 우리 나라가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 는 확신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아직 일본을 다 보지 못해서이기 때문이 아닐까.
경제 대국 일본. 그곳의 양지보다 음지를 먼저 본 것 같은 기분에 씁쓸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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