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정보통신 인프라 ㅡ 시니컬하겐 “아파트”에 모여 살기에 가능했다는.. ㅡ 를 갖춘 우리나라. 국가의 신경망이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오른 지금,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은 제 3 의 물결, 정보에 의존하는 비중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쏟아지는 정보의 휘발성
어느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대인은 200년전 양치기 목동이 평생 들었던 내용을 불과 하루 안에 자의or타의로 접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TV 와 신문에만 국한되어 있던 미디어가 PC 와 핸드폰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미디어 컨텐츠에 대한 경쟁 역시 점점 심화되어 간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우리의 머리는 이 모든 정보를 기억하지는 못하기 마련.. ㅡ 내 머리만 그런지도.. ㅠㅠ 늘 오늘 뉴스를 접하며 어제 소식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고는 불과 며칠 전 이야기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명확한 한계가 있는 것이다.
정보의 대량화와 지칠 대로 지쳐버린 우리 두뇌의 피로감이 가져온 이러한 휘발성. 그럼에도 “정보가 진실처럼 여겨지는” 우리 사회의 新 풍조에 중요한 문제가 있다.
미디어의 힘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기 까지 젊은 층의 지지율을 쉽게 끌어올리는 데에 경쟁자 보다 앞선 인터넷 유세가 한 몫 했다는데 이견은 없다. 심지어 선진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미국과 영국, 일본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선거 운동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고 하니..
사람들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많아진 만큼, 미디어의 힘 또한 더욱 왕성해졌다. 내 나름대로 이름 붙이길, “선언적 광고” 가 유행하는데, 광고 copy 문구가 예전 권유와 설득에서 선언or명령으로 바뀐 것이다. “인생을 즐겨라”고 노래하질 않나, “하고 싶은 것, 지금 하세요”는 물론, “여자친구와 테이블에서는 90도 각도로 앉는것이 예의다” 등등..
그런데 이러한 미디어의 힘이 특정한 개인에게 집중될 때, 이야기는 사뭇 심각해 진다. 왜냐하면 미디어의 특징은 결과 중심으로 “새로운 영웅”을 만들고, 비겁하게도 과정을 드러내서 흠집내는 일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곁에 미디어가 만든 영웅은 수 없이 많다. ‘영원히 칭찬받는 사람’은 극히 드문 현실에도 ‘언론’ 또는 ‘여론’으로 위장되는 이런 생리는 어찌보면 그들의 자연스러운 “이야기 만들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진실의 부재와 보완 장치
미디어의 중요한 특징은 “사건”을 본다는 것. 사람들에게는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을 깨닫고 통찰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넘의 ‘귀차니즘’이 뭔지..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기 것이 귀찮아’ 모니터만 바라보고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고 있다.
오히려 이제는 연예인, 그 이상을 벗어나 모든 청년들이 미니홈피 가꾸기에 열중하고, 주머니 가방속엔 디카 셀카로 무장하여 자기의 화려함을 드러내기에 고민하지 않는 시대, 너도나도 미디어를 타고 싶고, 띄우고 싶은 세상이 도래했다.
바보 같은, 당연한 이야기로 들릴 지라도, 우리 자신을 더욱 사랑해야 한다. 상류사회로만 가득찬 TV 드라마 속 이야기에 몰입하기 보다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가족과 나를 사랑하고, 집에 돌아와 PC부터 켜고 밥상에 앉아서도 신문이 없으면 안되는 일상이라면 이를 과감히 벗어나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Matrix
키아누 리브스의 총알 피하기 장면이 멋진 SF로만 기억된다면, 한 걸음 떨어져 영화 속 감독의 이야기도 살펴보면 더 재밌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미디어가 모두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영화 제작 동기(?). 미디어가 만들어 내는 허상 속에 숨겨진 진실을 발견하는 일에 보다 부지런해져야 할 때다.
개인의 진정한 변화는 외부 자극이 아닌 내면의 통찰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사이버 공간의 나, 거울 속의 내 스타일을 꾸미는 시간보다 중요한 내 안의 모습. 미디어가 책임지지 않는 내 삶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 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