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연휴맞이 조카들의 우리집 방문.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사촌들과의 1박 2일 우리집 캠프에 아이들도 들뜬 기분이다.
비워내기
얼른 아침을 챙기고 아내와 시작한 집안 청소. 주된 일은 대부분 아내의 몫이었지만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 부피가 큰 녀석들의 뒷 처리부터 시작했다. 이어서 바닥 청소 후 청소기 먼지통을 비우고.. 처음에는 보이는 것들부터 시작했는데 이후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출현한다.
주변이 그런대로 깨끗해지다보니 평소에는 당연히 봤던 벽 아래와 바닥이 연결된 작은 턱을 따라 까맣게 쌓인 먼지도 보이고, 이어서 청소가 끝난 줄 알았던 바닥에 떨어진 작은 먼지들도 다시 보였다. 덕분에 개봉한지 오래된 물티슈 통에 얼마 남지 않았던 티슈들이 걸레로 총 동원되고..
마음
불과 30여분 정도 지났을까. 청소하며 듣던 성가곡의 노랫말이 무색하게 마음 속 한 켠에 지친 생각과 짜증도 몰려왔다. 청소 후 보이지 않았던 것들의 출현이 내 마음 속 어딘가에 그렇게 또 쌓여 있던 먼지도 보게 한 걸까. 애꿎은 아내와 아이들에게 심통도 부리고 닦아도 닦이지 않은 것 같은 바닥을 바라보며 걸레를 탓한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손님들이 도착할 시간이 다가왔다. 과일을 사러 나간 아내와 아이들 덕분에 잠시나마 조용해 진 집에서 청소를 통해 발견한 일상과 그 속에 보이지 않게 쌓여 있던 먼지들을 떠올렸다.
깨끗해지기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인데.. 더러워지긴 쉬워도 스스로 깨끗해지기는 어렵다는 것을.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청소란 일 앞에서 모든 일을 쉽게 생각하는데 익숙해진 부끄러운 내 모습을 돌아본다. 모든 일에 순전한 마음과 성실한 노력이 더해지길..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