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근무 시절,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펍에서 축구를 볼 때였다. "올해는 함부르크가 아니고?" 내가 대답하기도 전 다른 동료가 말을 이었다. "손이 레버쿠젠으로 갔잖아" "뭐라고? 선수를 보는 거였어?"

우리 팀

그랬다. 돌이켜 보면 내가 살던 동네와 한참 떨어진 함부르크, 볼프스부르크까지 가서 경기를 봤던 관심은 그곳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 때문이었지 미안하지만 그 팀 자체는 아니었다. 속된 말로 덩치 큰 선수들 사이에서 나와 비슷한 동양인으로 존재감을 뽐내는 그 친구들이 자랑스럽고 보고 싶은 국뽕이었다.

어찌 보면 지금도 "한국" 선수들이 뛰는 팀이 우리 팀이 되고 스포츠 뉴스나 중계 해설 조차 편파적인게 당연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손흥민이 골을 넣었는지 또는 류현진이 언제 등판하는지가 소속팀의 승리 여부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나아가 심지어 같은 팀 동료라도 '우리 선수'를 괴롭히는 것 같으면 안되고 말이다.

다양한 색깔

팀원 한 명 한 명을 놓고 보면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사회가 아무리 개인화 되고 수많은 콘텐츠가 자기 중심적으로 파편화되도 그것만으로 완전해 질 수는 없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것들로 가득하고 어디선가 늘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데, 내 사람 혹은 나 자신에게 갇혀 맘에 들지 않는 것은 쉽게 피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새로운 사람들과 깊이 있는 업무를 하며,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서로의 색깔과 모습들을 알아가는 과정 중에서도 그러한 다름이 우리 팀과 조직, 나아가 회사와 나라 전체를 더 나은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음을 믿고 싶다. 서로를 비판하기는 쉽지만, 어려워도 인정하고 그 안에 또 내 색깔을 더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내 칸을 넓히는게 아닌, 모두의 모자이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팀의 승리

축구 경기로 다시 돌아가 보면, 경기가 시작될 때 소개되는 스쿼드의 다양한 국적과 라인업에 감탄하게 된다. 우리의 손흥민 뿐만 아니라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인 팀만큼 강력한 것이 또 있을까. 전 세계의 선수들을 뽑은 구단과 감독들은 얼마나 치열하면서 또 행복했을까.

아직 먼 미래처럼 느껴지지만,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이런 훌륭한 팀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다른 나라의 우수한 인재들이 찾아와 함께 살고 싶고 서로 같은 목표를 향해 일할 수 있는 곳. 그러한 다름을 새로운 가치로 인정해 주고 서로를 믿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우리가 된다면, 팀 전체의 승리도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것이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