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년 8 월 5 일 (화) 오후 점심 시간 - 무더운 날씨.. 하늘엔 스모그.
사실 Online Community 에서 시작된 내 첫 아이디는 “좋은편지(goodmail)” 였다. 그것이 유래가 되어 대학교에 입학하여 시작한 통신 ID 역시 goodmail. 나우누리와 천리안, 하이텔을 망라하며 지금도 다수의 인터넷 사이트에 등록된 아이디는 ‘좋은편지’ 다.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런 아이디를 사용하게 된 데에는 나만의 그럴듯한 이유가 있었다. 늘 광고 우편과 요금 고지서로 넘쳐나는 우체통에 정말 예쁘게 적힌 “좋은 편지” 를 담아 놓고 싶어서였다. 93년 당시에는 ‘스팸 메일’ 이라는 개념 조차 존재하지 않던 때였지만 이제 e-mail 이 활성화 되자 그 ‘우체통’ 의 상황이 인터넷 속으로 고스란히 들어왔다. 그래서 goodmail 아이디에 대한 애착은 더욱 강해졌고..
지금도 내 홈페이지 한 켠엔 변화된 인터넷 상의 I.D. (kyj) 를 남기고 자리잡은 goodmail 게시판이 있는 이유도 그러해서이다.
홈페이지 방문객이 줄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되는 이유들이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확실한 건, “볼 게 없다” 는 이유에서 일게다. 구체적인 숫자를 밝히자면, 한 사람의 중복 방문을 제외한 Unique Link 접속 수가 하루 평균 30 회에 이르던 것이, 최근에는 15 남짓한 숫자로 바뀌었다. 물론 이 수치 또한 평범한 개인이 나 몰라라 열어둔 공간에 더해지는 발걸음 치고는 적지 않은 것이지만..
인터넷의 모든 커뮤니티가 그러하지만, 사실 “글” 이 없으면, 그리고 “글을 적고자 하는 노력” 이 없으면 조용해 지는 곳이 바로 인터넷 공간이다. 수많은 네티즌 들이 즐기는 채팅과 커뮤니티 모두 바로 “글(typing)“에 기초하고 있기에, 이러한 Interface 의 한계 상황 속에 서로의 의사 전달은 자발적인 “글 쓰기” 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수동적인 모습과 휘발성은 인터넷 붐이 발생하던 초창기, 자판 익히기를 열심히 하던 수많은 이들의 모습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게 했다. Instant Society 의 한계일까. 어느덧 빨리, 빨리.. 를 외치며 인터넷에 몰린 사람들이 이제는 “일일이 글 쓰는 것” 도 귀찮아진 것이다.
그래서 이제 그들은 “볼 ‘꺼리’를 제공하는 곳” 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꺼리를 만들던 능동적 주체’ 에서, ‘꺼리를 즐기는 수동적 주체’ 로 이동하는 것은 급증하는 신문/잡지/음란물/영화/음악 사이트 방문 수치를 통해 바라볼 수 있다. 대중 매체에 익숙해져 있던 이들이 잠깐 ‘깨어있는 주체’로 Internet 을 활용하다, 다시 Internet 이라는 ‘매체’ 에 끌려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지울 수 없다.
나도 그렇다. 이제는 못 본 뉴스를 다시 보기 위해, 새로운 영화를 찾기 위해 수동적으로 Internet 에 매달린다. 따라서 내 홈페이지에 찾아온 이들이 남겨준 ‘적극성’ 에 내 ‘수동적인’ 모습이 그들의 발걸음을 뜸하게 했음이 당연하지 않을까?
내 홈페이지에 나타난 현상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보다 큰 넓이로 이 세상을 바라봤으니 이제 남은 건 하나다.
그렇게 잘 분석한 만큼, “너 부터 잘해라, 용진!”
앞으로 적극적인, 정말 읽고 듣고 함께 나눌 ‘꺼리’ 가 많은 곳으로 이 공간을 살찌워가야겠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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