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동안 집 앞 도서관에서 빌려서 1시간 남짓 읽은 책. 짧은 제목은 아니지만 나 같은 직장인들에게는 사이다 제목으로 다가온 이 책을 즐겁게 읽었다.

회사와 직원의 관계

책의 저자는 놀랍게도 일본인이다. 일반적인 일본의 기업 문화, ‘와[和]‘로 통칭되는 조직내 자기 분량과 역할에 강할 것 같은 그곳에서 기존의 관습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한 책이 나온 것이 신기했다. 원어 책의 발행연도가 2014년이라고 하니 저자의 나이가 ‘유토리(여유) 세대’에 속하는지 알 수 없어도 제목이 표현하듯 책의 저자는 두괄식으로, 이후에도 강렬하게 회사와 직원은 “계약관계”임을 주지시킨다.

무엇보다 최근의 경제상황이 불러온 구직난으로 취업이라는 은혜를 얻은 기업에 무조건적인 순종이 일상화된 이들을 가축에 빗대 ‘사축’이라 명명하며 이들에게 개인의 성장과 미래를 향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실과의 괴리감

그럼에도 어느새 내가 기성세대가 되서인지, 책의 ‘이론과 논리’는 정말 훌륭하지만 그저 상황을 바라보는 또다른 관점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물론 저자는 당당하게 요구할 권리를 찾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결국 내가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자아실현에 무게감을 두고자 했는지 몰라도 회사, 조직이라는 공간은 ‘함께 일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 개인 모두가 각각의 기업을 영위하고 스스로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저자의 논리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이들 중 혹시 종업원을 거느린 기업가들이 있다면 이상의 논리가 본인이 거느린 직원들 개인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GWP(Great Work Place)는 요원한 것인가

그렇다면 정말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모든 임직원들이 스스로 자기 역할을 효율적으로 맡아 하며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 당연한 그런 직장 ‘공동체’는 없는 것일까. 물론 최근의 여러 선진기업들 ㅡ 부끄럽지만 우리 회사도, 어느 정도는.. ^^ ㅡ 의 도전적인 시도와 사회의 여러 곳에서 나타나는 개선의 노력들은 이제 단순한 성장이 아닌, 서로의 삶과 모습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참 다행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 저자의 문제제기가 우리 사회에도 작은 울림으로 시작되서 많은 ‘회사원’들이 회사에 대한 일편단심 보다 ‘자기 삶’을 돌아보고 개척하는 열심으로 더해지길 소망해 본다. 앞서 말했듯 난 ‘어쩌다 어른’이 되어 버렸지만, 지금의 사랑스런 후배들이 이끌어갈 회사, 우리 사회의 모습은 꼭 지금보다 나은 모습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책속의 몇몇 내용들

기억할 저자의 문구 몇 가지를 더한다.

  • 사실 우리가 일하는 모습을 보면 ‘일’보다는 ‘수행’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잘 어울린다. 일의 목적에 대해 ‘돈이 아닌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단언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같은 사고방식에서 특히 수행 같은 분위기가 난다. 이런 사람들은 일이라는 고행을 통해 무엇을 깨닫고자 하는 것일까?

  • 직장에는 ‘효율’보다 노력하는 ‘자세’로 업무 능력을 평가하려는 이들이 많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의 수많은 직장은 효율적으로 일을 끝마쳐서 야근하지 않고 매일 정시에 퇴근하는 사람보다 우직한 방식을 고수하며 매일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사람을 좋게 평가한다. 이런 직장은 일의 ‘결과’보다 일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리고 책의 한글판에는 요즘 핫한 양경수 작가님의 삽화들이 아주 적절하게 들어있어 큰 웃음을 주었다. 꼭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니 참고하시길. ^^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