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년 12 월 10 일 (월) 학원 저녁시간 - 시스템 업체 장애로 늦은 일기 올립니다. 날씨 기억 안남.
주은혜, 주은지.
은혜와 은지는 올 해로 8 살, 6 살된 자매입니다. 저희 컴퓨터 학원이 있는 상가 5 층과 지하에는 교회가 있는데, 바로 그 교회를 섬기시는 목사님의 소중한 딸들이랍니다. 사모님께서는 두 딸에게 항상 똑같은 옷을 입혀 주십니다. 언니와 동생 모두 머리 모양도 똑같고, 어머니가 떠 주신 스웨터도 같고, 코트도 같은 제품이랍니다. 덕분에 학원의 다른 학생들로부터 ‘쌍둥이냐..?’ 는 질문도 많이 받죠. ^^
이런 두 학생이 학원에 온 지는 오늘로 꼭 3 일째가 됩니다. 어제는 ‘어린이 그림판’ 을 했고, 그저께는 ‘타자 연습’ 을 했지요. 오늘은 컴퓨터의 각 장치와 역할들을 알아보는 시간. “마우스” 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자~ 우리 은혜하구 은지, 둘 다 오른손으로 ‘마우스’를 잡아봐요.”
”????” / “(두리번 두리번..)”
“자~ 언니가 먼저 마우스 찾아보자~ 어제 그림 그렸을 때 사용한 거..”
“이거요…”
“아이 참~ 잘했어요~ ^^ 자, 이제 은지도 언니처럼 해보자~”
“(두리번 두리번..) 이거여..??”
이 때 은지는 ‘입(mouth)’ 을 가르켰다.. 이런.. 혹시 신문 광고에서 본 “영어 영재 교육” 광고 모델이 이 아이였던가..? 내가 이 단어를 외운 것이 중학생 때라 기억되는데.. 와.. 정말 요즘 아이들은 빠르구나..
“자.. 은지야~ 마우스는 ‘입’ 도 되는데요^^, 요기 있는 작은 친구에요.”
“얘가 친구..에요?”
“‘컴퓨터 친구’ 에요.”
“네..”
얌전한 두 학생에게 책을 보며 확인할 시간을 준 다음, 잠시 다른 강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돌아와 본 어린이 교육실. 갑자기 떨어진 마우스 볼을 갖고 두 어린이가 장난을 치고 있었다. 볼 마우스.. 저거 위험한 건데.. 장난하다 삼키기라도 하면..
얼른 달려가 아이들이 은혜 손에 쥔 볼을 다시 꺼내 넣었다. 다음은 은지..
“선생님~ 이거 지우개에요.” 앞서 은지에게 놀란 터라,
“으응..???”
“선생님~ 이거 봐요. 이거 이렇게 지워져요~”
허걱.. 우리 은지(?) 는 마우스 볼을 고사리 손에 꽉 쥐고 컴퓨터 책상의 때(!)를 벗겨내고 있었다. 북북.. 정말 은지 말이 맞다. 마우스 볼은 지우개다.
“그래, 은지야. 그래도 우리 마우스 볼은 마우스 친구니까 다시 돌려주자.”
“선생님~ 이건 지우개라니깐요, ‘구슬 지우개’… ” ㅇ.ㅇ?? 구슬.. 지우개..
언니 은혜가 이야기 해줬는데, 은지는 아직 “마우스 볼”의 뜻을 모른단다. 애써 마우스의 작동원리를 쉽게 설명하고, 은지 손에 있던 볼을 집어넣었다. 도대체 아이들이 이걸 어떻게 꺼낸건지..
“자~ 이제 다시 마우스를 잡아봐요.” 다시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려는 순간..
‘아앗..??’ 은지의 손은 이번에도 ‘입(mouth)’ 에 가 있는 것이었다!!
옆에서, 언니 은혜의 충격 고백(!)…
“선생님, 얜 원래 모르는 거 있으면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요, 이렇게요…”
하하~ 그랬구낭~~ 그럼 은지는.. 아니쥐~~ 영어천재 아니지~~ 그치? 히히~ 후후~ 랄랄랄라~~ (한껏 혼자 좋아하는 용진이 모습. ^o^ )
방학을 맞이해서, 저희 학원에 초등학교 1 학년과 미취학생 아이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특강 교실이 열렸습니다. 아직 학생들이 많이 오지 않아 임시로 이 반을 맡고 있지만, 아이들의 순수한 웃음과 이야기 속에 ‘선생님’ 이라는 자리가 참 즐겁게 느껴지곤 하지요.
주은혜, 주은지. 그 이름만큼 평생동안 하나님의 끊이지 않는 은혜를 많이 깨닫고, 누리면서 살게 되길 기도합니다. ^^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PLORE ARCHIVE
CATEG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