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서울(?)에 최근 더해진 손꼽히는 장소 중 하나인 상암동. 앞으로 Media City 가 들어서면 또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한적한 월드컵 공원과 하늘 공원을 옆으로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야경 또한 훌륭한 곳이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란 오명은 간데 없는 곳.

드디어, 국가대표 축구 시합을 경기장에서..

그렇게도 大切な 하게 여겨온 일본어 학원을 뒤로 하고, 모처럼 회사 업무에서 빠져나와 누린 3 일간의 예비군 훈련 후에 찾아간 월드컵 경기장은 내 생애 최초의 국가대표 축구팀 경기를 보여줬다. ㅡ 물론, 의상은 갈아입고 갔지요.. 군복입고 갈 순 없자나.. 암만 나라를 지키느라 바빠도 그렇지.. ㅎㅎ

2002 월드컵 리포터로 일본에 있는 동안에도 그저 경기장 밖의 이야기를 담아내기에 정신이 없었는데, 빨간 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과 지하철에서부터 뒤엉켜 어떻게 자리를 찾아갔는지 모르게 시작된 시합. 저녁을 못 먹은 배는 고사하고 ‘이제 막 축구경기란게 이런 것이구나..’ 할 때 즈음, 내 앞으로 한 선수가 공을 몰고 오더니 슛~ 골인!

옆에 사람 일어나 괴성 지르니 도대체 이거야 원.. 농구 보러 온 것도 아니고.. ㅡ 사실, 축구 경기장은 좀 한가할 줄 알았거든.. 45분 x 2 = 90 분이잖아..

승리를 위한 스크럼

언젠가 98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에서 일본팀이 연장전을 앞두고 스크럼을 짠 모습을 주의깊게 본 적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후반 종료 2 분을 남기고 한 선수의 치명적인 실수로 동점을 허용했기 때문. 꼭 이겨야 다음 2002 월드컵 개최지로서의 자존심도 세우고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하는 일본팀에게는 절박한 상황.

그 스크럼 이후에 결국 연장 골든골이 터졌다. 일본의 그 실수했던 선수가 통렬하게 꽂은 골. 비록 우리 언론에는 중계는 커녕 보도조차 되지 않았지만, 위성 TV 를 통해 바라본 일본의 조직력은 인정해야 했는데.. 지난 2000 년대 부턴 “우리도 한다”. 반대편 이란 선수들은 이런 내 개인적인 의견을 아는지 모르는지.. 공차기에 여념이 없음.

종료 5 분전. 경기장 파도 응원 시작

무료하게 후반전이 지나가고 있을 즈음, 여러 번 위기도 닥쳤지만 그런대로 지켜내기는 성공하는 모습. 전광판 시계가 85분을 가르키자 갑자기 사이드 편에 앉은 붉은 악마들이 파도 응원을 전개했다.

처음 2 차례는 붉은 악마 응원단을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실패. 이내 다른 관중들 모두 이런 붉은 악마의 시도를 보았는지, 결국 3 차례 때 경기장 한 바퀴 돌기 성공^^. 붉은 악마들, 마치 한 골 더 넣은 듯 기뻐 박수치고.. ㅡ 역시, 젊음은 좋은 것이여~

갑자기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공을 빼낸 우리 선수들이 주고 받기를 하더니, 환상적인 로빙 슛을 작렬시켰당! 이대 빵~! 한국 승리~ 파도 타기 응원으로 한 껏 고조된 경기장은 떠나갈 듯 하고~

이런 저런 뒷 이야기.

국가대표 A 매치 입장권이 이렇게 비싼줄은 사실 몰랐다. 1층에서 앉아 보려면 최소한 인당 3 만원. 2층도 좋은 곳은 5 만원부터 시작.. 제일 저렴한 곳이 2 만원이다.

놀란 것은 그래도 5 만원 짜리 표가 제일 먼저 매진. 2 만원 표 자리의 절반은 붉은 악마들에게 주어지니, 이 참에 동호회 활동 열심히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시합이 끝나면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자동차는 일찍 포기하는 편이 좋고, 밤 공기만 괜찮다면 약 5 ~ 10 분 정도 걸어서 주변의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는 지혜가 필수. 단.. 보통 평일 야간 경기는 밤 10 시 넘어 끝나니까.. 너무 여유부리지는 말길.

- 終 -


비록 5년이 지난 디카지만, 광학 10배줌의 위력을 여기서~ 이동국(20번), 박지성(7번), 박주영(10번)을 모두 한 장면에 담았다는~ ㅎㅎ 가슴 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