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오랜만의 휴가. 목적지는 태백의 예수원. 네 시간 반 정도의 가는 길을 함께 한 책은 언젠가 지하철 사랑의 편지에서 소개된 적도 있는 “낮아짐(The Dicipline of Surrender)“이란 책이다.
눈에 보이는 형상
모든 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 보여주기 위한 압박감으로 시달리는 요즘, 시각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상징”이 갖고 있는 영향력을 목도한 저자는 성경속에서 하나님이 말씀 중 우리에게 전해주신 12가지의 상징을 하나씩 소개한다.
상징이나 은유란 실재(reality)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원래 의미를 조명하는 것이라는 전제와 함께, 장식하지 않은 제단, 우는 닭, 어린 양, 빈 무덤, 질그릇..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우리 주변의 형상을 통해 말씀하고자 하신 바는 무엇이었을까? .
보이지 않는 실재
하나님은 우리와 친구가 되길 원하신다. 세상 만물을 주관하시는 분께서 먼저 택하신 최후의 방법은 바로 낮아짐이었다. 구약 시대 여러가지 형상들로 그를 기억할 것을 요청하셨지만 쉽게 잊어버린 사람들.. 결국 예수님이 세상에 오셨다.
‘어린 양’ 예수님 또한 ‘빌려온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셔서 ‘수건과 대야’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베드로에게 매일 아침 ‘우는 닭’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지켜가기를 원하셨다. 각각의 상징들은 예수님의 섬김과 주인되신 권위를 동시에 드러낸다.
교만, 그 피할 수 없는 유혹
나는 아직 연약함을 통해 사역하기보다 세상적 강함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드러남을 정당화하고 나아가 이에 힘쓸 때, 정작 하나님은 영광을 나타내시기 위해 자기 연약함을 깨닫고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는 사람들을사용하셨음을 말씀은 전하고 있다.
세상에서 좋은 것을 원했던 제자들에게 ‘너희들도 나처럼 십자가를 져야 하는데..’라고 말씀하셔야 했던 예수님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셨을까? 순종과 희생을 통해서 얻어지는 하늘나라의 비밀이 점점 감춰져 가는 세상. 믿음과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강추(!) 도서, 몇몇 내용
- 우리는 뒤에 숨어 봉사하기보다 앞에서 이름을 드러내려 한다.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예수님) 앞에 고개를 조아리기보다 어떻게든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열중한다. 심지어 자기 연약함을 깨닫게 된 뒤에도 하나님을 탓하고 다른사람들을 비난하며 모든 것을 그리스도께 맡기는 대신 자포자기한다.
- 바벨탑과 마찬가지로 금송아지는 인간의 두려움과 교만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 사람은 자기가 자신을 무엇으로 만드려고 하지만 결코 아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무엇으로 만드시는 것이다. 이게 바로 인생의 본질이다.
- 인간은 영혼을 희생시켜 육신의 욕구를 채운다. 이게 바로 성경이 제기하는 주된 문제이다.
-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정확히 알아야만 그리스도처럼 다른 사람들을 섬길 수 있다.
- 우리는 종종 하나님께 버림받았다고 느끼곤 한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하나님이 우리를 버린 게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이 있어야 할 자리에 우리를 내세움으로써 하나님을 버렸던 것이다.
- 신앙은 우리가 강할 때보다 약할 때 더욱 성장하는 법이다.
- 終 -
![]() | 낮아짐 더글러스 웹스터 지음, 배응준 옮김/규장(규장문화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