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
주일 아침, 과장님께서 알려주신 이 곳 한인 교회의 예배시간은 오후 3 시였다. 함께 사용하는 교회 건물 특성 때문이지만 아침 일찍 다녀오기도 촉박하고, 그렇다고 마냥 호텔에 머물기에도 그런.. 시간.
다시 중앙역으로
결국 전 날 준비한 여정을 좇아 중앙역으로 향했다. 내일 Hamburg Mtg. 역시 ICE 를 타야하니, ‘정말 열차 많이 탄다..’ 는 생각과 함께 다시 오른 ICE. 한 번의 짧은 환승으로 한 시간이 채 안돼 Heidelberg에 도착했다.
역 광장에 마련된 Information에 들러 보니 전 날 Strasbourg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한글 안내책이 눈에 들어왔다. 약간의 북한 냄새도 풍기는(?) 서식과 구성으로 여전히 영문판이 탐 났지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시는 자원봉사자님의 어설픈 한국어 발음에 ‘당연히’ 그 책을 집어 들었다.
여러 건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보행자용 지도가 담긴 책은 특별히 나같은 솔로 여행객에게 필수 Item. 곧장 Heidelberg 성으로 향했다. 몇 개의 터널을 지나 어떻게 도착했는지 모르게 찾아온 성 앞에는 짙은 갈빛의 부서진 성곽이 그대로 인사하고 있었다.











하이델베르그 城
Heidelberg 성
성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시내 (성당의 주일 미사 Chime 이 일품임^-^v..)
앞서 찾았던 다른 도시들도 그렇지만, 한 껏 만화영화의 한 장면을 생각나게 하는 도시였다. 특히 성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옛 시가지의 모습과 외곽에 마련된 넓은 왕실 정원은 이 곳이 적지 않은 이야기와 전설을 갖고 있는 곳임을 짐작케 한다.
건축가의 두 아들이 아빠를 찾아왔다 떨어져 죽은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달았다는 문설주의 쌍둥이 천사 조형, 성 지하에 놓인 커다란 술 통을 지키며 왕의 총애를 받다 결국 정치적 음모로 인해 술로 속고 마신 독약으로 죽었다는 난장이 술 관원 형상, 프랑스 군이 다시는 이 성을 못쓰도록 폭파해 반쪽이 아래로 떨어진 채로 남겨진 외곽 성탑의 모습까지.
[caption id="" align="align" width="150" caption="쌍둥이 천사"]
[/caption]구약의 다섯 사도와 예수님 제자들의 형상이 세워진 건물에는 왕실 약재청이 있다. 지금은 전시 공간으로 남겨 졌지만, 하이드리히 3세의 배려로 왕실에서 개발된 약은 이 곳 시민들에게 저렴하게 공급되기도 했단다. 8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이 곳 Heidelberg 대학교의 화학, 약학, 생명공학 연구 성과는 지금도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다.
Heidelberg 대학과 시가지







하이델베르그 대학
미국 필라델피아의 U. Penn과 맨하튼의 NYU 처럼 시내에 놓인 대학 건물들은 다른 건물과 어우러져 우리의 "캠퍼스" 개념을 무색케 한다. 하지만 수백년 전부터 지켜온 옛 시가지의 많은 건물 속에서 개교 500 년이 지난 독일 최고의 대학교 Heidelberg의 역사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주일인데도 바쁘게 걸어다니는 몇몇 학생들의 모습에 '나도 이런 곳에서 공부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회사 덕택에 세계 몇몇 도시를 다녔지만, 그 곳의 대학 캠퍼스를 둘러볼 때면 오히려 학교를 동경할 때가 많다. 특히 요즘은 더욱.. ㅠㅠ
[caption id="" align="align" width="150" caption="스타벅스@하이델베르크"]
[/caption]시내에 나란히 놓인 제플과 로텐 옥센. 두 개의 레스토랑은 3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한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학생들에게 꿈과 추억을 함께 전한 곳으로 유명한 이 곳은, 뮤지컬과 영화로 알려진 Student Prince (황태자의 사랑) 이란 고전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으로 유학 온 왕자님이 이 곳 여종업원과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부군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자기 나라로 돌아가 정혼을 한다는 이야기..
Student Prince 의 명장면, Drink! Drink! 엿보기 (고전영화임..ㅡ.ㅡ;;)
고도의 반복된 역사













하이델베르그 시내
헤라클레스 동상이 서 있는 시청 앞 광장과 성당 주변을 둘러보니 때마침 종교 개혁 주일이었다. 개신교의 세례 입교 고백이 된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의 본산으로, 일찍이 마르틴 루터가 말씀의 본질을 찾자고 외치고, 신성 괴테가 그의 생각을 정리한 도시.
하지만 오랜 역사 속에 마녀 사냥이란 빌미로 무고한 사람들의 교수형이 행해지고 나치주의자들의 집회로 하이델베르그 대학의 광장이 채워졌으며 지금은 왕실 약국이 아닌 Sex Shop이 아무렇지 않게 영업중이기도 한 곳.
Heidelberg 의 돌다리에서 돌아 본 성과 옛 시가지 모습
괴테의 파우스트에 담긴 선과 악의 다툼처럼 하이델베르크는 이제 세계 속의 도시로 내일을 향한 많은 실험들을 계속하고 있었다. 4 시간 남짓 골목길 하나하나 발자국을 새기며, 그 방향이 늘 주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되길 소망했다.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그 때는 혼자 오지 말아야지, 암.. ㅡ.ㅡ;;
- 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