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년 4 월 4 일 (금) - 역시 힘든 하루..
그룹 연수 과정에 이어 관계사 연수 과정에서도 사회 복지 기관 자원 봉사는 계속 이어졌다. 짧은 하룻 동안의 시간이었지만 중증 장애아동들을 수용하고 있는 그 곳 시설에서 만난 예지, 승재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산책한 이름 모를 장애 청년과 내 품에 안겨 여기 저기 냄새를 남긴 아이도 소중한 사랑의 기억으로 간직되리라.
식탁 위에 놓인 작은 TV 는 전파를 잘 받지 못한다. 그래서 KBS 보다 잘 나오는 MBC 를 뉴스 대상으로 택했다. 오랜만에 MBC 뉴스를 본다는 생각이었지만 사실 요즘 세상이 늘 같은 소식 (SARS-괴질, 이라크전쟁 등) 이기에 별 차이가 없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웬걸.. MBC 는 우선 뉴스 전에 백지연 앵커가 출연하여 일반 사설카메라가 담은 이라크 국경의 아랍인들 풍경을 다큐로 전했다. 이라크를 떠나는 사람보다 그곳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멘트와 함께.. 이어진 뉴스에서 MBC 는 자칫 우리에게 “착한 편” 으로 인식될 수 있는 “연합군(Combined Force)” 이라는 용어를 “합동군” 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하나의 사실을 놓고 여러가지 종합적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나 전쟁과 같이 정보력과 사실 부재가 발생할 경우 전후 상황을 통한 해석에 있어서는 여러가지 결론과 의견제시가 이뤄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국민의 알 권리” 를 책임지는 언론은 민주주의 사회의 제 4 府 로 존재하며 도덕적 책임과 공익을 앞장서 추구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같은 전쟁을 바라보는 MBC 의 다른 시각과 견해에 충분히 찬사를 보낸다. 그들의 다른면을 찾는 취재 열정과 표현은 이미 언론 해석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내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아랍인들을 진정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대하고, 힘들게 생활하는 그들에게 무력이 아닌 사랑을 전해줬다면 더 이상 이슬람의 무서운 확장과 적그리스도 세력의 출현을 영적인 리더십으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주었다.
반면에 여러가지 우려도 있다. (사견임을 전제로, SBS 의 뉴스는 거의 “쇼(SHOW)” 에 가깝다고 평가절하한다. 이해해달라.) KBS 는 사실 보도와 공정 보도만을 중시하기에 한동안 채널을 고정하게 됐지만, 최근 대통령의 인사 제청 문제로 또다시 ‘관치 언론’ 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MBC 는 민간 방송의 선두 주자 역할을 하기 보다 지나친 경쟁의식과 차별화를 부각하느라 메이저리그 중계를 위해 수많은 외화를 쓰기도 하고, 오늘은 급기야 “빌게이츠가 피살됐다” 는 어이없는 “그들만의 보도” 를 속보로 내보내기도 했다.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른 시각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서로의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리고 관계가..) 분명 흘러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오히려 고여있고 평온한 물이 그 자리에서 썩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과 서로 다른 시각을 하나로 모으려는 자세에는 분명 충분한 열심과 최선의 방법이 있어야 한다. “나는 다르다”, “결코 밀릴 수 없다” 라는 자세는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결국 두 갈래로 나눠져 큰 힘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그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그래서 중요하고,
다른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 또한 그래서 중요하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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