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8 월 15 일 “광복절”!! (목) 낮 - 모처럼 햇빛을 봤다. 매미들도 신났다.

“앗싸~ 하잇~!! 웁!!”
“아이고..”
“ㅋㄷㅋㄷ..”
“울랄라..”

우리 할머니 말씀을 빌리면, “우리집에 신식 장비가 들어왔다”. 이름하여, 비데.

나와 형은 물론(!) 이 비데 (국부 세정기..?) 가 안방 화장실에 설치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어머니를 위해 쓰여야 하고, 그저 형과 나야 뭐.. 한 번 용기내서 이용해보는.. 그런 장비려니.. 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할머니도 꼭 같이 이용하고 싶으시다며, 끝내 이 장비를 내 방 앞 거실 화장실에 설치하셨다. 그런대로 유명 회사 제품.. 웅진 코웨이에서 나온 비데로, 최신제품이란다. 상품명도 내 강아지 인형 이름이랑 닮았다. “루루 (Loo Loo)”

설치하는 날, 배가 조금씩 아파오는 것을 느끼며 “반드시 첫 테스트를 내가 하리라..” 고 소박한 꿈을 가졌었다. 물론 설치 후에 한 참 동안 할머니께 계속 사용법을 알려드려야 했기에, 이 꿈은 접은 뒤 오래다. 드디어.. 오늘… 나의 “첫 경험!”

예전에 무슨 빌딩 화장실에서 뜻밖에 비데를 경험해 본 적은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정식 비데도 아니었던데다, 공용 화장실이고 하니 오히려 찝찝한 기분만 들었을 뿐.. 엉덩이 밑에 놓인 비데와 이런식으로 대화를 주고 받다 보니, 어느덧 일을 다 보고 “공포의 버튼(?)” 을 눌러야 할 때가 됐다.

“어디 보자.. 대변을 본 뒤에는.. 세정.. 방향 (향기 내기).. 다음에 건조.. 랬지..?”

용감하게(!) 씩씩하게(!) 세정 버튼을 꾸욱 눌렀다. 으악~~!!!!! ㅇ.ㅇ

“앗싸~ 하잇~!! 웁!!”
“아이고..”
“ㅋㄷㅋㄷ..”
“울랄라..”

앞서 적은 이 4 개의 문장이 내 비데 첫 경험을 대변한다. 무슨 강력한 것이 평소에 주인도 제대로 건드린 적 없는 곳을 향해 발사되고, 이것이 아픔과 간지러움을 동시에 전달한다. 몸을 비트는 나의 자세를 좇아 같이 앞뒤로 오가는 이… 날카로운 물줄기.

이어서 “칙~!” 하는 소리와 함께 방향제 분무되고.. 마지막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와서 소위 “똥꼬” 를 말려준다. (미안하다.. 결국.. 이렇게 극단적인 단어를 적게 됐다.. 크윽.. ㅠ.ㅠ)

무척 간지럽고 놀라운 경험이었지만, 막상 화장실 밖으로 나와보니 개운~하다. 휴우.. 뭐라고 할까.. 시원..? 상쾌..? 뭐.. 그런 기분.

이제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고 다른 가족을 찾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따뜻한 정이 말라가고 있는 21세기.. 정말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