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년 11 월 11 일 (주일) 저녁식사를 마치고 - 빼빼로 데이란다. 아이들 손에 온통 빼빼로 투성이다. ^^
이번 주일도 집에 일찍 돌아왔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한 주가 못내 걱정스러운 듯 책을 펴 보았지만,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다.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나눈 저녁 식사 이야기 탓이었을까.. 이제는 가정 안에서 내가 해야 할 일들과 역할을 꼭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학부 비전 커리큘럼(대학 3-4학년) 시간, 매 주 은혜로운 말씀과 사회적 의견으로 새로운 시각을 찾아주시는 장신대 노영수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있다. 그 분의 말씀은 자칫 ‘목사님의 말씀’ 이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세상적’ 인데, 놀라운 사실은 철저한 ‘기독교 세계관’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계신다는 것이다.
오늘 강의가 시작되자, 멀리 떨어져 앉은 25 기 후배들 두 명이 다른 친구가 찾아와 건넨 귀엣말을 듣고 자리를 일어나 나갔다. 이어서 또 다른 지체가 전화를 받고 나가고, 몇 분 뒤에 몇몇 지체들이 역시 찾으러 들어온 이들에게 불려 나갔다.
이에 대해 아무 말씀이 없으시던 노영상 교수님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가라앉은, 어느 정도 강의가 진행된 뒤에야 잠시 짧은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 바울이 원했던 것을 보십시오. 바울은 무엇이 전도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사람입니다. 빌레몬에게 그의 노예였던 오네시모를 돌려 보내며, 그를 ‘바울 자신을 대하는 것 같이’ 대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바울은 오늘 빌레몬서 본문에서, 자기가 전도한 노예 오네시모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망가진 인격체를 다시 형성시키는 일은 자녀를 낳는 해산의 고통과도 같은 것이죠. 때로는 이보다 더 어렵습니다.”
“전인격적인 구원을 위해 그 사람의 영혼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처해있던 현실의 문제들까지 해결해주었던 바울이라는 사람을 잘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전 여러분이 이와 같은 자리에서 ‘불려나가는 사람’ 이 아니라, 이런 복된 자리로 다른 사람을 ‘데리고 들어오는’ 전도자가 되시길 소망합니다.”
이어서 교수님께서는, 사람을 불러 모으는 사람, 늘 주변에 여러 사람들로 가득한 사람, ‘그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 이 있는 것 같은 사람.. 이런 이들에게는 충분히 배울 것이 있다고 설명하셨다.
물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나아가는 사람이야 다른 이야기겠지만, 늘 무엇인가에 쫓겨 여기 저기, 이곳 저곳으로 불려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있는 좋은 곳과 복된 자리로 다른 이들을 인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당연히 전제 조건이 있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노력해야지..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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