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찾게 된 러시아. 당초 Transit 을 위해 잠시 지점을 방문할 계획이었던 일정이 그동안 미뤄왔던 일들이 닥치며 만만치 않은 여정으로 더해졌다.
높은 자부심, 그리고 문화
도착한 첫 날 찾아간 볼쇼이 발레단 공연. 주재원으로 계신 부장님께서는 본인 조차 '열 번 시도해 한 번 볼 수 있던' 공연이라며 방문 첫 날 밤 발레를 볼 수 있게 된 내 일정에 대해 축하의 말씀을 마지 않으셨다.
비록 볼쇼이 대극장은 공연장의 지반 침하로 인해 오랜 기간의 보수 중에 있지만, 내가 들어본 볼쇼이 발레단의 위용은 바로 옆 건물 소극장에서 계속되고 있었다. 들어가는 로비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소지품 검사. 그리고 어느 정도 맞춰진 Dress Code 에 겉옷을 벗어 맡겨 두는 것은 당연한 매너인 듯 보였다.
[caption id="" align="align" width="200" caption="Check In 후에.. 방에 켜진 TV의 어설픈 환영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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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ion id="" align="align" width="200" caption="극장 내부. 영화에서나 보던 완전한 ㄷ자 객석 구조에 오케스트라가 앞에 놓인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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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ion id="" align="align" width="200" caption="볼쇼이 대극장은 지금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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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펼쳐진 무대. "신데렐라"라는, 절대 낯설지 않은 스토리를 주제로 화려한 배우들의 몸놀림과 관현악단의 선율이 더해졌다. 대학로 소극장의 연극, 타임스퀘어의 뮤지컬과는 또한 사뭇 다른 느낌. 40~50 분 공연 후 뜨거운 박수와 함께 10 분 남짓 Inter Mission 을 갖으며 발레 공연은 3 막까지 이어졌다.
그들의 현재
호텔이나 공항에서 접하게 되는 TV 화면도 가관이다. 유명한 M-TV에서는 무조건 앞서 나가는 Trend 를 화면 전체로 홍보하고 있고, Audi A8, Lexus Hybrid 등등.. 왠만한 자동차가 아니면 아예 광고 방송을 보낼 수 없을 것 같은 수준이었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미국 방송의 코드를 따라잡은 오락 프로그램의 구성 형식도 가히 물질 선호 주의가 이 사회에 얼마나 만연한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러시아의 현재는 그다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비행기와 지하철은 낡았고, 외제차가 넘치는 모스크바 거리는 늘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으며, 그들이 자랑하는 볼쇼이 발레단 공연장 앞에는 50루블 짜리 시야 장애석을 1000루블에 파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극심한 빈부격차는 미디어의 열광 속에 더욱 거품을 자극하고 있고, 그들의 높은 자존감은 거만함을 더하게 했다.
This is Russia
지금은 퇴사한 모스크바 지점의 한 현지 직원이 업무 처리를 부탁하는 요청에 아무렇지 않게 건낸 대답이었다. "This is Russia." 슬프게도 난 이번 출장에서 비슷한 표현을 다른 이들에게 몇 번 더 들어야 했다. 그들이 갖고 추구하는 '가오[폼]'만큼 따라주지 않는 현실 앞에 쉽게 가능성을 접어버리는 이들이 무척 안타까울 따름이다.
[caption id="" align="align" width="200" caption="주일 이른 아침, 얼른 모스크바의 최근 복원된 성당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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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ion id="" align="align" width="200" caption="붉은 광장에 놓인 높은 크리스마스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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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러시아가 개방으로 맞이한 단기간의 변화를 마치 자신들이 이룩한 '성과'로 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들이 추구해 온 강한 러시아는 온난화의 혜택과 풍부한 에너지 자원으로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오랜 공산주의가 빚어낸 그들의 깊은 상흔은 아직 내면의 주인의식을 찾을 수 없기에 아쉬울 뿐이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