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년 8 월 23 일 (토) 저녁 - 비가 많이 오네요..

사람들의 욕심은 사실 “서로의 비교”에서 나온다. 때로는 그러한 “비교” 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고 자기 계발과 인격 형성을 이루는데 중요한 밑바탕이 되기도 하지만, 최근 들어 부쩍 치열해진 경쟁과 도전은 하나의 목표를 같이하는 공동체 안에서 조차 서로에 대한 견제와 다툼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무척 더워진 날씨. 이상 기온에 의한 피해와 앞으로 지구 환경의 변화가 가져올 재앙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웃집 사람보다) 더 큰 차를 타기 원하고, 자기만의 울타리 안에서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 하고 있다.

산타페, 렉스턴, 카니발, 소렌토와 같은 큰 차는 그 덩치로 인해 더 많은 연료 소모를 필요로 한다. 중요한 사실 하나는 자동차의 성능을 위해 그들이 환경 오염의 주범인 “경유 엔진(일반 버스나 기차에 장착되는, 검은 연기 내뿜는)” 을 달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차량을 모는 사람들은 증가했다. 이유인 즉슨 경유값이 휘발유 가격보다 무척 저렴하고, 차량이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으며,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 통행 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개인 자유 영역”이 늘어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경유가 휘발유 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3 배 크며, 차량만 컸지 결국 개인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차체의 큰 덩치로 인해 주차 공간 및 도로 정체를 가중시킨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 “책임 영역”을 도외시 하고 있다.

아파트 재개발. 집값 상승과 새 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얻기 위해 너도나도 추진되는 이 사업에서, 수 백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콘크리트 철근 같은 건축 폐기물과, 해당 지역에 더 많은 입주자로 인해 가중될 교통 체증, 높아진 아파트 크기로 인한 환경 피해와 이웃 주민들의 일조권 침해는 안중에도 없다. 오히려 “더 나은 주거 환경” 과 “재산권” 을 외치며 정부에 큰 소리칠 뿐..

도심의 에어컨을 모두 끄면 평균 기온이 3 도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예전에는 커다란 은행에 가야 비로소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덥다고 너도 나도 우리집, 우리 사무실, 우리 자동차 안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기에 열심이다. 결국 밖에서 제 발로 걸어다니는 사람들이야 말로 땀에 젖고, 오가는 차량에서 내뿜는 열기에 젖어 지쳐버리게 될 뿐이다.

애석한 것은 바로 이러한 국민들의 자유 권리 앞에서 중용의 권력을 갖고 공동의 행복을 위해 적합한 조정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정부조차, 국민의 일상을 보기보다 당장 필요한 주머니 속의 돈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느새 우리가 하고 있는 노동의 질(質)과 가치(價値) 보다 그 댓가로서 주어지는 물질에만 집착하는 단순한 기계 부속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는 한 사회학자의 탄식은 이러한 암울한 시대의 모습을 어둠 속에서 웅변하고 있다.

성서 속에 나오는 “바벨탑” 은 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끝이 없는 무한으로 치닫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전해주고 있다. 빛나는 과학 문명, 뛰어난 의료 기술, 더 나은 세상을 위한다고 시작한 많은 일들에 과연 우리는 얼마만큼의 책임을 갖고 그 결과를 돌아보고 있는 것일까.

높아져만 가는 우리의 자존감 속에서 자칫 쉽게 잃어 버릴 수 있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 아쉬울 뿐이다. 왜 우리는 자꾸 ‘너도 하니, 나도 한다’ 라는 생각으로 돈을 벌고, 벌은 돈을 움켜쥐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것일까..  정작 뛰어난 창조와 새로운 가치는 남들이 하지 않고 있는 그 곳에서 나오는 것인데도 말이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