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Jazz Festival 을 통해 우연히 Big Band 의 공연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온통 남자분들로만 구성된 10 여명 규모의 밴드였는데, 그 분들의 연륜과 실력에 못지 않은 열정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올 해의 작은 영화, 스윙 걸즈.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는 소중한 시기의 기억들. 벌써 2004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국내 매니아들에게는 이미 인터넷 상영(?)된 지 오래라고 하는데.. 순진하게 예매까지 해서 극장을 찾은 내게도 모처럼 시종일관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Swing Girls
어느 나라 학교에서나 쉽게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학생들의 내일을 향한 소망과 작은 열정이 일궈내는 커다란 의미의 추억. 일본영화 스윙 걸즈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 졌을지 모르는 기억에 대한 새로운 단편을 제공한다.
영화도중 ‘저 사람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역시 오랜 추억의 즐거움을 전해주는 영화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이. 특별히 Shall we Dance의 주인공 竹中直人(Naoto Takenaka) 가 이번에도 ‘일본, 그 시절의 추억’으로 등장한다.
재즈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연주에 대한 무지함도 오랜 연습 가운데 가능한 일로 만들어 냈고, 악기에 대한 물질적인 장애도 극복하게 하는 기막힌 우연까지 일궈낸다. 거기에 순수한 수학 선생님의 작은 소망까지..
모든 이들이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음악
언뜻 보면 수업을 땡땡이 치고 밴드부의 도시락 배달을 돕겠다며 나선 이들의 행태가 세상의 엇박자 인지 모른다. 잘 알려진 국내 영화 동막골이 따라했다는 맷돼지와의 격투장면(^-^?) 역시 격렬했을 상황에 대한 정지 화면으로 엇박자 구성. 하지만 영화 속에서 이 친구들이 재즈 리듬을 익힐 수 있었던 비결 역시 바로 그 엇박자에 있었다.
틀에 박힌 신호등의 음악 소리를 시작으로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엇박자를 잡아가는 Swing Girls 의 모습은 어긋난 그것들이 한데 모일 때에만 느낄 수 있는 완벽한 연주를 구사해 낸다.
마지막 발표회에 서기까지..
순수한 열정의 학생들이 엮어가는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 역시 실수 연발. 불안하기 짝이 없는 그들의 모습은 자칫 이기적인 것처럼 보였던 다른 선생님의 배려로 자리를 잡아가게 된다.
엇박자와는 어딘가 안 어울릴 것 같은 모범생으로 함께 한 本假屋ユイカ가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전해준 소리굽쇠 Tuning 장면은 어느새 세상의 체계 속에 익숙해진 스윙걸즈의 성숙한 멋을 더해준다.
제작 시기보다 늦은 개봉 앞에 개봉관이 몇 개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지만, Ending Credit 이 올라가는 순간에도 아무도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웃음 가득 감동 가득했던 한 편의 이야기. 인터넷 상영(!)이라도 놓치지 말자. ^-^:;
- 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