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5 월 25 일 (토) 늦은 밤 - 좋은 날씨~

홍익대학교는 참 작다. 캠퍼스 면적은 그렇다 해도, 무엇보다 캠퍼스 내에서 이동하는 동선(動線) 이 하나 뿐이어서, 벤치에 하루 종일 앉아 있다보면 학교 안의 아는 얼굴들을 대부분 만날 수 있다. (^^)

하지만 이 안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은 작은 공간에서 만나는 가까운 거리감 만큼이나 깊이 있는 모습이 있다. 가령 공과 대학의 젊은 교수님들이나, 늘 평범하지 않은 모습으로 무엇인가를 공상하는 미대생들, 그리고 작은 교정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들을 터뜨리는 홍익대 학우들의 생활은 복잡함 속의 질서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오늘 문헌정보와 검색, 장지숙 교수님에게서 늦은 밤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과제 수행을 위해 온 몸을 불살라야 했던 시간.. 교수님께서는 지난 금요일 발표 과제 수행이 훌륭했다고 하시며, 이번 주 과제와 학기말 과제를 이것으로 대신해도 좋다고 하셨다.

아.. 이 감사한 마음은.. 정말 벼랑 끝에서 느끼는 평안함이랄까.. ^^

교수님께 바로 감사의 답장을 드리고, 이번 과제 제출은 발표로 대신하고, 학기말 과제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일본에서 돌아온 후 (기한 후) 제출을 허락해 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렸다. 교수님의 배려에 괜한 이야기였는지도 모르지만.. 사실 다른 학우들과의 형평성도 그렇고, 내가 좋아하는 교양 과목이기에 더욱 열심이 생겼다.

물론.. 아직도 3 개의 과제가 더 남아있다. 하지만, 이제 엄청난 탄력을 얻은 셈이다. 하나님께서 부족한 내 모습 위에 다시 한 번 창조의 영을 부어만 주신다면.. 못할 일이 무엇 있으랴..

오늘 잠시 집 앞에서 이번에 일본에 함께 가는 후배를 만났다. 후배 답지 않은.. 진지한 눈빛과 이야기.

“사실 전 형이랑 함께 가고 싶었어요. 우리 둘이 교회에 함께 갈 수 있잖아요. 근데 전 1 차였고, 형은 2 차였죠.. 형이 1 차에 가야하는 탁구공을 뽑았다는 이야기에 내심 좋아했는데.. 결국 2 차에 가시나 보다 했지요.
  근데 다시 1 차에 가신다면서요? 후후~ 정말 기뻐요~ 이제 같이 일본에 가서 함께 기도하고 교회에도 같이 가면 좋겠네요~ 같은 동네에 사는 것도 너무 좋구요, 가만히 보면 형과 제가 비슷한 점이 참 많아요~! ”

이번 일본 방문.. 그동안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 분명 하나님의 손길이 늘 함께 하고 계셨다. 그 만큼 기대와 소망도 크고, 이를 위해 준비할 것도 많은데..

시간은 참 빠르다. 빠른 시간을 좇아가기 위해서는.. 나도 그에 못지 않게 빨라야 한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