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 바람이 분다. 그다지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퇴근길. 집에 돌아와 잠시 아이들과 인사하고 핸드폰을 보니 새로운 문자메세지가 들어와 있었다.
“구역장입니다. 만남지와 새해달력을 직접 전해드리고자 방문했습니다. (중략)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이사, 그 후
교회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곳까지 이사한 뒤로 사실 구역 공동체에 속해 재직으로 봉사하고 활동한다는 일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어느날인가 잠시 회사 일로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하고 교회에 가서 그 날 미처 나오지 못하신 빵구내신.. ^^ 헌금위원 분의 빈 자리를 채우면서도 스스로 낯설었다.
“그러고 보니 독일에서 돌아와서는 이번에 처음 헌금위원한 것 같아” 아내에게 나지막히 속삭였는데, 그러고 보니 아내가 헌금위원 봉사를 했던 적도 없던 듯 했다. 간증 주일이면 그래도 무척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교구를 찾아 아이들 이름까지 꼬박꼬박 적어 내곤 했는데..
신앙 공동체
사실 아직 이런 공간에 나누기는 이르지만 조심스럽게 교회 공동체를 바꿔도 될지 기도하고 있다. 어린시절 유아세례를 받고 부모님, 아니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섬겨 오신 우리 가정의 일생과도 같은 교회. 신앙의 기초는 물론이요 넘어짐과 실수에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준 우리, 그리고 나의 교회가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다만 순전히 지리적인 거리 하나, 그리고 핑계인지 모르지만 이로 인해 아이들이 스스로 (혼자) 교회를 오고 가기 어렵고 이왕이면 동네에서 학교 친구 뿐만 아니라 교회 친구들과의 관계도 맺도록 해 주고 싶다. 물론.. 나 스스로도 그렇고.
쉽지 않은 일
막상 글을 적다보니 그러고 보면 서울 도심에 위치한 교회는 항상 집과 가까운 적이 없었다. 나의 유년 시절, 60원 내고 타고 다니던 시내버스가 지나던 고가와 터널, 100원 내고 탔던 지하철역은 여전히 그대로인데.. 이런 추억을 아이들에게 또한 전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교회를 섬기시는 모든 이들을 축복한다. 그리고 이제는 소외된 지역에 살고 있다며 스스로 외로운 척하지 말아야지. ㅎㅎ 얼른 만남지와 달력 찾으러 다녀와야겠다. 추운 밤이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