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안의 답답함을 잠시나마 내려 놓은 시간. 소란한 복도 한 켠에서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그 쪽 학교는 안 좋대. 친구가 그러는데..”
知美派
동네 햄버거 집. 옆 테이블에서 말씀 중인 어른 분들의 대화 속에도 단연 미국이 화제였다. FTA와 전작권 이전 문제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 ‘미국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라고 표현하니, 솔직히 말씀하시는 분들은 어느 나라 분들인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막연한 동경인지는 몰라도 근래 들어 주변에 소위 ‘미국을 안다’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저마다 알고 경험한 미국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만큼 Pax America 를 구축한 미국의 힘이기도 하고, 매일 미국 관련 뉴스가 빠지지 않는 것을 보면 이미 우리 곁에 놓인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성급한 일반화
다만 쉽게 접하는 미국 소식 때문에 우리 역시 ‘너무 쉽게’ 그들을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도 든다. 왜냐하면 철저한 비지니스 논리로 힘의 우위와 협상을 통해 대변되는 생존 외교의 틈바구니에 더 이상 이념적 논쟁과 성급한 일반론은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위치에서는 오히려 Case by Case 로 상대방의 대응을 면밀히 살피고 그들의 미래 전략을 읽어 낼 필요가 있다. 물론 국민성과 역사적 행위가 무시될 수 없는 문화적 기반 위에 성립하는 것이 국가지만, 미국 안에도 여러 의견 속에 FTA와 이라크 참전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충분히 크다.
미국, 중국, 그리고 일본..
반복된 지정학적 위기 속에 우리는 분단의 현실과 핵 위협을 맞이하고 있다. 작은 국토 안에서도 편가르기와 이권다툼이 만연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한방’의 인생역전이 부러워진 현실은 우려에 그치기엔 기도할 제목이 많다.
일상을 돌아보게 된 건 사실 나 역시 ‘중국은…’ 이란 표현을 쓰다 중국 주재원 생활을 십 여 년 가까이 하신 부장님께 따끔한 지적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좁은 땅에서 태어난 우리도 모두를 표현하는 말을 찾기 힘든데, 인구 13억에 국토면적 100배가 넘는 중국을 한 두 번의 방문으로 정의내리는게 우리 약점이고 현실이라는 것이다.
철저한 이권주의. 유리한 것을 전략적으로 취하는 우리를 둘러싼 열강들의 움직임에 보다 냉철해지길 권한다. 그건 ‘나’ 개인조차도 그렇게 변하게 된 우리 일상이 아니었나.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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