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때가 아니어도 예전에는 간혹 어린이들이 모이는 곳에 사람의 힘으로 돌아가는^^ 회전 관람차나 우주선 ㅡ 안에 들어가서 앞에 뜨는 영상을 보고 있으면 위로 들렸다가 좌우로 기울어지는 ㅡ 우주선이 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단순했는데, 내겐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다.
독일의 마을축제
이곳 독일 마을에도 행사가 있을 때면 어린이를 위한 회전관람차나 인형 공연이 등장하곤 했다. 그런데 오늘 방문한 브레멘에서 내 관심을 끈 것은 소위 무엇을 하면 상품을 주는 사격게임이나 인형잡기의 독일 버전.

여러 색상의 공들이 아래에서 올라오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이리저리 춤을 춘다. 로또 추첨통 같기도 한 이 둥근 공간 주위로 어린이들이 제법 긴 손잡이가 달린 "스푼"으로 공을 꺼내 바구니에 담아야 한다. '음.. 빠른 시간 안에 하지 못하도록 일부러 손잡이를 길게 뺐군.' 한국에서 자라난 나의 당연한 예측.
이번엔 사격. 장난감 총을 쏘는 대신 유럽답게 돌을 던지던 공성장비 모양의 장치로 성 위에 서있는 병사들을 맞춰 떨어뜨리는 것이다. '병사들의 크기는 지나치게 작고, 발사 장치의 정확도도 의문이구먼.' 이상이 한국에서 큰 나의 생각.
어? 어??
우선 공 담기. 한 친구는 벌써 시작한지 몇 분된 듯 한데 아직도 하고 있고, 어느새 미션을 달성한 저 친구는 '예정대로' 선물을 받아갔다. '많이 봐주는구만.' 그런데 가만! 테이블에 적힌 안내장을 보니 3유로를 내면 공 5개를 담을 때 인형을 고를 수 있고, 5유로를 내면 공 12개를 담을 때 모든 장난감 중 하나를 가질 수 있다. 돈을 받는 분이 아이들의 시간을 재지 않는 것이 핵심!
공성장비에 코르크 마개를 올려 쏴서 성 위의 병사 맞추기. 좀 커보이는 이 친구는 한 5~6개만에 세 명의 병사를 잘 맞췄는데 옆 자리의 꼬마는 4개째 '에어볼' 남발 중. 곧 끝나겠다 싶었지만 진행하는 아저씨는 계속 코르크 마개를 집어주며 발사장치의 방향을 잡아준다. '어리다고 봐주시는구먼.' 헛~! 그러나 이번에도 이 꼬마친구가 3명의 병사를 맞출 때까지 경기는 계속 진행됐다. 결국 미션을 완수한 이 친구는 의기양양. 아까 그 형과 같은 중세시대 모양의 작은 목걸이를 받아간다.
차이
이제 한국에서 자라 온 김 대리도 룰을 알게 됐다. 제한된 조건에서 약간의 실력과 상당한 운으로 가능한 빨리 해내는게 나의 어린 시절이었다면, 여긴 좀 다르다.
충분한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며 시작할 때 이미 정해진 목표를 어린이들이 달성해 보도록 한다. 사행성을 띄고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 기회를 제공하고 달성한 친구에게 축하의 선물을 주는 조건으로 부모님들에게 돈을 받는다. ('한 번 따보겠다'는 심리로 엄마 몰래 돈을 갖고 달려오는 애들은 아예 존재할 수 없는 구조다.)
언뜻 보면 단순하지만 ㅡ 돈 받고 인형을 파는 것 = 공 잡게 하고 인형을 파는 것 ㅡ 큰 차이가 있다. 내가 경험한 그리고 지금도 대다수 놀이공원에서 진행되는 "1000원에 총알 세 개" 이런 것은 없는 것이다.
브레멘의 시청앞 광장에서 펼쳐진 마을 장터에서 어린이들은 부모님들의 격려와 장사하시는 아저씨 아주머니의 칭찬 속에 의기양양하게 놀이코너를 즐기고 갔다. 그들의 성취감 앞에 다른 아이와의 비교나 해내지 못한 아쉬움은 설 자리조차 없다. 그저 다음에도 또, 그리고 더 잘할 거라는 믿음이 있을 뿐.
본으로 돌아가는 열차,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