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년 9 월 1 일 (토) 역시 늦은 밤, 밀린 생각 정리하기. - 날씨는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제 오후. 새로운 건물 신축과 함께 수없이 달라진 학교 도서관의 모습에 난 잠시 당황해야 했다. 휴학생 신분을 감추고 도서관에 들어간 어설픔에, 예전에 알고 있던 경험까지 송두리채 빼앗긴 기분이랄까.

멀티미디어 정보실을 이용하기 위해, 프린트 할 종이까지 준비하고 갔던 나는, 가방을 맡기는 곳에서 열심히 A4 지를 찾아 꺼냈다. (지금 생각이지만, 그곳에서 일하던 근로 장학생은 정말 날 이해하기 힘들었을게다. 암.. 그렇겠지.. )

신축 정보문화관으로 옮겨간 멀티미디어실을 찾아 도서관 계단을 오르내길 서너차례. 결국 포기하고 자료 열람실에 앉아 애꿎은 TOEIC 실전 연습을 해본다. 두 시간의 시험 시간이 정말 이틀 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찰나…

“부르르르르르르르르르…ㄹ으으으으..” - 내 핸폰 진동소리.

“어엇…” - 같이 떠는 내 몸과 목소리.

“부르ㅡㅡㅡㅡ응르으르르르.. 읏!!” - 드디어 폴더를 연다.

(타다닥..) - 재빠르게 나가야지..

“앗..” - 여긴 자료실.. 도데체 어디로 나가서 전화를 받아야 하나..??

“여보세요..” - 조용히… 사뿐히.. 책장 사이에서.

길게 적자면 끝도 없을, 오랜만에 찾아간 학교에서 겪은 일들 중 가장 큰 일은, 내가 드디어 학원 강사로 초빙을 받은 것이었다. 전화 통화의 내용은, 인터넷 상에 올라온 자격과 경력을 잘 보았으니, 한 번 이력서를 들고 학원으로 면접 시험을 위해 방문해 달라는 것이었다.

“네.” - 처음 받는 ‘초빙 의뢰(??)’ 이므로… 얼떨결에..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아앗..!!”

난 학원 이름이 무엇이며, 학원이 어디에 있는지, 학원 전화번호는 어떻게 되고, 원장님 성함은 무엇인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면접을 언제 보는 것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나의 첫 “초빙 의뢰(?)” 는 그렇게 날아간 듯.. 슬픔 속에 끝났지만.. 이내!!

“부르르르르르르으ㅡㅇ으ㅡ으응..” - (이거 입력하기도 지겹당.. ^^ )

“여보세요”

“아니, 언제 이력서를 갖고 오시는지 말씀을 해주셔야죠.”

“네네… (긁적긁적)”..

그렇게 암울하게 시작된 내가 받은 초빙 의뢰(?)와 면접 시험은 오늘 아침에 있었다. 그리고 오후 시간. 난 원장님 또한 크리스챤이라는 것과, 나를 좋게 평가해 주시는 감사의 이야기, 그리고 강의 일정과 급여를 확정했다.

비싼 돈도 아니지만, 이제 적어도 내가 다니는 학원 수강료는 내가 낼 수 있게 됐다. 어머니께 죄송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접으며.. 한 편으로는 드디어 일을 벌렸다는 생각도 든다.

아침: 학원 (영어배우기)
점심: 학원 (컴퓨터가르치기)
저녁: 학원 (컴퓨터배우기)
주말저녁: 학원 (컴퓨터가르치기) …

난 다시 고등학생이 된 듯한 기분이다. 드디어 일을 벌렸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덧붙임> 뭐.. 쓸데 없는 표현을 많이 달아서.. 별 내용도 없는 일기를 주저리주저리 적어 내려갔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경의를 표하며.. (아.. 이것도 쓸데 없는 표현이 되겠당..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