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년 12 월 24 일 (목) 크리스마스 이브 - 안개 내린 새벽..

가습기를 하나 가득 틀어놓은 것 같은 아침 가로수 길을 걸었다. 바닥에 얼음은 얼어 있었는데, 그렇게 춥지 않은 느낌.. ‘역시 새로 산 코트 덕택인가부다..’ 생각하며 여유로운 아침 출근 길을 맞이했다. 그런데..

아뿔싸..! 큰 길 앞 신호등에 멈춰 선 다음에야 내 여유로운 걸음과 그로 인해 놓쳐버린 신호등 Timing 때문에 통근 버스를 놓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나 다를까. 신호가 바뀌고 나니 곧 건너편에 통근 버스가 도착하고 말았다. 흑흑.. 이렇게 눈 앞, 길 건너에서 버스를 놓친 게 한 두 번이 아닌데.. 아.. 아침의 여유로움과 따뜻한 기분은 사라지고, 이내 전철역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마음만 조급해 졌다.

앗.. 근데.. 분명히 사람을 다 태우고도 남았을 통근 버스가 움직이지 않는 거였다..! 혹시..?

신호등이 다시 한 바퀴를 돌아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열심히 버스로 향했다.

“감사합니다~!”

늘 하던 인사였지만 오늘 만은 더욱 크게. ^^;;

버스 기사 아저씨는 “기쁜 성탄 되세요” 라며 화답해 주셨다. 와.. 이제 이렇게 통근 버스를 타는 일도 1 년이 되고 나니, 아저씨도 나를 기억하시는 듯~ 흐뭇흐뭇

얼굴 가득 떠오르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통근 버스 자리에 앉고 나면 습관적으로 하는 기도지만, 오늘은 예전과는 분명 다른 느낌..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예수님이 오신 날을 기억하는 전 날 아침. 소중한 분을 통해 당신의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시고, 새로운 기회를 또 다시 허락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저 또한 마음의 문을 열고 기다릴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겠습니다. 당신께서 주신 사랑으로 온 세상을 품을 수 있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