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이 화두가 된 요즘이다. 분주한 일상 속에 “살기위해 먹기” 보다 “먹기 위해 산다”는 사람들이 늘어만 가는 세상. 최근 여름철 급식 사고까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 보다 높아진 시기에 이 책 ‘미식 특강’을 꺼내 들었다.
“맛의 달인” 시리즈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그것’을 좇아가보면 이웃 나라 일본의 ‘그것’이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식객이란 만화 시리즈가 사무실에 놓인 적이 있었는데, 우리 음식의 섬세한 그림에 놀라고 알찬 내용에 더욱 기뻤던 책.. 하지만 일본에는 이미 10년 이상 지난 국민 만화, “맛의 달인”이 있었다.
고집쟁이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다 보니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저자의 음식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심지어 ‘맛의 달인’의 창작 동기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에 써버린 돈을 만회하고 싶었다니..
시종일관 펼쳐지는 ‘맛’에 대한 고집은 친구로서 어울리기에 너무 힘든 상대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 호주에 살고 있지만, 아직 모든 음식과 살림 수발을 아내가 도맡아 하고 있다는 대목도 흥미로운 부분. 그토록 맛있는 음식에 대한 열정이 강한 사람이 정작 집에서 자기 손을 부리기 힘들다면..
정성
하지만 이토록 맛을 좇아다니는 사람이 말하는 ‘최고의 요리’는 의외로 간단한 것이었다. 음식 재료의 품질과 가격보다 음식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조리사의 성실함이 중요하고, 음식을 만드는 과정보다 맛있게 먹을 줄 아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가장 뛰어난 “맛”을 만든다는 것이다.
하루 남짓한 주말 동안 쉽게 뒷장을 덮을 수 있는 분량이었지만 책 속에는 일본 음식에 대한 저자의 가득한 사랑과 오랜 고집이 만들어낸 독특한 철학이 있다. 에세이 형태로 많은 지식을 안겨주지는 않지만, 궁금한 일본 음식이 있었다면 잠시 저자가 전하는 ‘후일담’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
책 속의 몇몇 내용들
- 음식의 진정한 맛은 기술이나 소재가 아니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사랑이고, 정성이며, 배려하는 마음에 있는 것이다. 또한 음식을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열린 마음이다.
- 닭을 잡아 털을 뽑고 내장을 깨끗이 발라낸 다음 머리부터 통째로 기계에 갈아 냄비에 넣었다. 갈은 고기를 넣으면 국물이 탁해진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깨끗하고 맑은 국물이 나온다. 뼈와 살을 완전히 갈았기 때문에 닭이 지닌 모든 맛을 그대로 우려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 쌀은 그러한 마약류보다 훨씬 더 강력한 습관성을 지니고 있다.
: 그 증거로 일본 사람은 쌀밥을 먹지 않으면 힘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의 요리는 쌀밥의 맛을 더해주는 염분이 들어간 음식이 많다. … 일본에서는 쌀로 지은 것도, 식사 자체도 모두 ‘밥’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 일본 사람들이 얼마나 쌀을 편애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 終 -
![]() | 한 권으로 읽는 맛의 달인 미식 특강 카리야 테츠 지음, 김숙이 옮김/창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