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우리 美 1 통신여단 (1st Signal Brigade) 의 부대 Patch다. 내 군복 왼팔에 새겨진 것으로.. 우리말 애칭으론 “번개칼” , “태권브이방패” 등으로 불리운다.~ 내가 붙여준 이름~ ^^

2001년 4월 23일 (월) 오후 4 시 - 소풍가기 좋은 날~

정상대로라면 근무시간을 한 시간 앞 두고 있겠지만, 여유로운 미군 부대도 일단 일이 생기면 무섭게 몰아치는 경향이 있어 오늘은 제 시간에 일을 마치기가 쉽지 않을 듯 하다. 더군다나 개인주의를 내세우는 미군 부대의 특성상, 누리는 자유만큼 자기의 역할(Role) 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하기에, 적어도 자기가 맡은 일에는 실수가 없도록 해야한다.

오늘 새벽부터 의정부 출장을 다녀오고, 바로 이어진 오후 근무는 점심도 먹지 못한 나를 몰아 세우고 있다. 솔직히 지금 글을 남기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글쎄.. 좀 다른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종종 무엇인가 몰두하게 되면 그 일을 즐기게 되는 경향이 있다. 생각나는 다른 것들을 잊어버리고 싶을 때에는 무엇인가에 몰두하면 된다. 그것이 산더미 같이 쌓인 일이든, 집 앞의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이든, 부대원들과 농구를 하는 일이든… 그것에 몰두하면, 다른 일들을 잊을 수 있었고, 그렇게 잊어 왔다.

지난 주 교회 형제들에게, 얼마 남지 않은 군생활을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기도제목을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그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는지는 몰라도 제대를 두 달 여 앞둔 내게, 부대일은 늘어만 가고 있다. 이 상황이 솔직히 반가운 것은 아니지만, 지난 주 내내 계속된 일들에 이제는 전화를 받고, 팩스를 보내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들에 익숙해졌고… 난 그것을 즐기고 있다.

또하나의 축복이라는.. “바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일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에 몰두할 수 있는 열정”..
이런 생각은 부대일을 통해서 회복된 작은 변화로,
최근 부쩍 사람들을 향한 열정을 잊어가고 있는 내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일 모레 새벽에는 군 생활 마지막의 PT Test 도 봐야 하는데…’

지금 막 내 몸의 건강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더이상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 즐겁게 몰두해야 할 대상이다.

글쎄.. 오늘 내가 왜 이럴까..?
잊어야 할게 많은 탓일까..? 아니면 감사해야 할게 많은 것일까..?
어쨌거나, 나는 지금 빠쁜 상황을 즐기고 있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