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집을 나서는 길에 물끄러미 책꽂이를 바라보다 정말 오래전 받아두었던 책에 눈길이 갔다. 대학부 선생님께서 선물해 주신 책으로 기억하는데, 그 분의 지긋한 연세와 분홍빛 삽화 가득한 책의 디자인에 ‘그저그런 연애론’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눈에 들어온 제목

그러고 보면 막상 결혼을 준비하는 실제적 지침이 없다고 불평하기에 바빴던 내 모습도 사실은 필요를 적극적으로 보지 않는 위선에 있었음을 인정하게 됐다. 지하철 안에서 읽기 시작한 책은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 즈음 어느새 2/3 를 훌쩍 넘겼으니..

주일 성경공부 모임에서 잠시 책을 꺼낼 기회가 있었는데, 책 장 옆으로 하나 가득 달린 포스트잇 플래그에 다들 기겁하는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새 보라색 태그를 다 쓰고 분홍색도 2 장 정도.. 붙여 나갈 때였으니까. ^-^;;; 책 속에 담긴 솔직한 표현과 그만큼 강한 지적에 앞선 내 오만함은 이미 저자이신 박수웅 장로님께 불계승을 헌납한지 오래였다.

이성, 그리고 결혼

그래도 성인을 위한 성교육이라고 해도 좋을 내용에 파스텔 톤 그림이 가득한 책장을 보면 그야말로 ‘유치뿡!’이지만^^, 결국 하나님이 허락하신 성이 얼마나 아름답고 그 건전한 차이가 만들어 가는 새로운 가정의 축복에 대한 내용을 마지막으로 읽을 때, 책에 적힌 아가서의 말씀이 예쁜 카드처럼 보이는 망중한에 빠져 들고야 말았다.

오히려 이런 적나라한 이야기가 교회에서 잘 다뤄질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며 책을 통해 전할 것을 준비하셨다는 장로님의 말씀이 얼마나 친절하게 느껴지던지. 이론적 지침이 더해지기에는 현실적 나이가 채워진 지금인지 몰라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랑을 시작해 보고 싶었다. 그저 많은 이해와 도움을 구할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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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지만(!), 그래도..

다음은 책 속에 담긴 몇몇 내용들.

  • 우리 이생의 가장 큰 축복 가운데 하나는 배우자를 만나는 축복입니다.
    : 배우자를 만나 어떤 가정을 이루느냐에 따라 인생이 아름다워지기코, 추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적극적으로 가정을 설계해야 하고, 그 설계의 첫 작업인 이성과의 만남을 매우 가치 있게 보아야 합니다.

  • 자신의 아름다운 만남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 하나님께서는 내게 가장 잘 맞는 최고의 사람을 알고 계십니다.
    : 따라서 우리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결재를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 뜻을 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기도해야 합니다. 연약하기 때문에.
    :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자신의 내면을 주님께서 다스려 주시고 통치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데이트하던 시절이 곧 하나님께로 가까이 다가서는 시기였다고 고백합니다. 기도는 이처럼 자기 자신을 지켜주면서 데이트를 아름답게 인도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 그렇다면 우리는 사랑하지 말아야 할까요? 남자와 여자로 만나 뜨겁게 사랑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는 감정에 뿌리를 내린 사랑이냐, 믿음에 뿌리 내린 사랑이냐는 것입니다. 믿음에 뿌리를 내린 사랑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그런 사랑은 내가 사랑하는 상대방이 나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분의 뜻 가운데 선물로 허락하신 동행의 존재라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 맘대로 함부로 대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내 배우자이기 이전에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가장 좋은 선물이기에 그(녀)가 겪는 어려움에는 뜻이 있다고 받아들입니다. 상대의 고난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하나님 안에서 그(녀)와 나는 하나이기에 그(녀)가 겪는 어려움은 곧 나의 어려움이기도 함을 잊지 않습니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우리... 사랑할까요?
박수웅 지음/두란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