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베드로는 적어도 물고기를 낚는 일에서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자기 배와 그물을 갖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많을 정도로 그는 호숫가에서 잘 알려진 ‘어부’였다.
그런 그에게 ‘목수’ 출신이라던 예수 그리스도가 찾아오셨다. 밤 새 그물을 던졌으나 허사였던 시간을 원망하며 그물을 다시 씻고 있던 그에게 다가와 예수님은 말씀을 전할 수 있도록 배를 빌려달라고 하셨다.
물가에서 떨어져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이야기가 하루 낚시를 실패한 베드로에게는 퇴근 시간을 늦추는 지루한 일이었을 것 같다.
‘도대체 저 사람이 무슨 얘기를 아는 거야.. 얼른 마치고 집에 돌아갔으면 좋으련만…’
이어진 순종
군중들 앞에서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은 문득 베드로에게 다시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던지라고 하신다. 적어도 베드로의 직업적 경험으로는 어획량이 줄어들 수록 얕은 곳에 고기가 모인다는 이치였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애써 부인하지 않고 베드로는 순순히 깊은 곳으롤 배를 몰아 깨끗이 정돈했던 그물을 다시 던진다.
결과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 정 반대. 성경은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많은 고기가 잡혀 다른 동료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일종의 로또 대박이었는지 몰라도, ‘이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는 예수님의 알쏭달쏭한 말씀에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좇는다.
베드로를 향한 예수님의 프로포즈는 그렇게 시작됐다.
세상의 문 앞에서
여러 사건을 지나 약 3 년 뒤. 이번에도 엄청난 군중들이 모여 들었다. 바로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사람들이 심판하던 시간.
부끄러움을 마다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좇겠다던 베드로의 용감한 약속은 정작 여러 군중들 앞에서 세 차례나 무너지고 만다. 예수와 함께 했다는 사람들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그는 예수님의 십자가 이후 다시금 자기 경험을 의지하여 ‘어부’의 삶으로 돌아간다.
세상의 많은 시선들 가운데 나는 지금 예수님의 사랑을 인정하고 있는 모습일까? 일찍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나를 택하여 불러주신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에 감사하며 모든 것을 버리고 주만 쫓겠다고 다짐한 것이 엊그제인데, 다시금 사람들 앞에서 선 내 일상은 왜 그토록 주님의 기쁨과 동떨어진 것이었을까.
예수님의 회복
아직도 세상이 무서웠던 제자에게 예수님은 부활 이후 다시 호숫가에 나타나 1:1 의 대화를 시작하신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의 부인 이후 세 번의 사랑의 질문에 대답한 베드로는 그 누구보다 용감한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예루살렘과 초대 교회의 역사 속에 큰 역할을 감당하며 예수님의 길을 좇았다.
바로 지금, 그 분 앞에 다시 홀로 무릎을 꿇고 주님이 주시는 회복을 경험해야 할 시간이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관련 본문 (눅 5:1-11 / 요 21:1-19)
예수께서 게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셨다. 그 때에 무리가 예수께 밀려와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 예수께서 보시니, 배 두 척이 호숫가에 대어 있고, 어부들은 배에서 내려서, 그물을 씻고 있었다. 예수께서 그 배 가운데 하나인 시몬의 배에 올라서, 그에게 배를 뭍에서 조금 떼어 놓으라고 하신 다음에, 배에 앉으시어 무리를 가르치셨다. 예수께서 말씀을 그치시고, 시몬에게 말씀하셨다.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려서, 고기를 잡아라.”
시몬이 대답하였다. “선생님, 우리가 밤새도록 애를 썼으나,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대로 하니, 많은 고기 떼가 걸려들어서,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자기들을 도와달라고 하였다. 그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히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시몬 베드로가 이것을 보고, 예수의 무릎 앞에 엎드려서 말하였다. “주님, 나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나는 죄인입니다.” 베드로 및 그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은, 그들이 잡은 고기가 엄청나게 많은 것에 놀랐던 것이다. 또한 세베대의 아들들로서 시몬의 동료인 야고보와 요한도 놀랐다. 예수께서 시몬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뭍에 댄 뒤에,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라갔다.
…
그 뒤에 예수께서 디베랴 바다에서 다시 제자들에게 자기를 나타내셨는데, 그가 나타나신 경위는 이러하다.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고 불리는 도마와 갈릴리 가나 사람 나다나엘과 세베대의 아들들과 제자들 가운데서 다른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있었다. 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 하니,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들은 나가서 배를 탔다. 그러나 그 날 밤에는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다.
이미 동틀 무렵이 되었다. 그 때에 예수께서 바닷가에 들어서셨으나, 제자들은 그가 예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못 잡았습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리하면 잡을 것이다.” 제자들이 그물을 던지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서, 그물을 끌어올릴 수가 없었다.
예수가 사랑하시는 제자가 베드로에게 “저분은 주님이시다” 하고 말하였다. 시몬 베드로는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고서, 벗었던 몸에다가 겉옷을 두르고, 바다로 뛰어내렸다. 그러나 나머지 제자들은 작은 배를 탄 채로, 고기가 든 그물을 끌면서, 해안으로 나왔다. 그들은 육지에서 백 자 남짓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들어가서 고기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땅에 올라와서 보니, 숯불을 피워 놓았는데, 그 위에 생선이 놓여 있고, 빵도 있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지금 잡은 생선을 조금 가져오너라.”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가서, 그물을 땅으로 끌어내렸다. 그물 안에는,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들어 있었다. 고기가 그렇게 많았으나,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 제자들 가운데서 아무도 감히 “선생님은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가 주님이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가까이 오셔서, 빵을 집어서 그들에게 주시고, 이와 같이 생선도 주셨다. 예수께서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신 뒤에 제자들에게 자기를 나타내신 것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들이 아침을 먹은 뒤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주님, 그렇습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어린 양 떼를 먹여라.” 예수께서 두 번째로 그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주님, 그렇습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 떼를 쳐라.”
예수께서 세 번째로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 때에 베드로는, [예수께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세 번이나 물으시므로, 불안해서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그러므로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 떼를 먹여라.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를 띠고 네가 가고 싶은 곳을 다녔으나, 네가 늙어서는 남들이 네 팔을 벌릴 것이고, 너를 묶어서 네가 바라지 않는 곳으로 너를 끌고 갈 것이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베드로가 어떤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인가를 암시하신 것이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베드로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 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