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10 월 1 일 오후 - 아직 약간은 더운 날씨. 큰 일교차에 건강조심..

어제 새벽. 모처럼(사실 처음이었던 것 같다) 새벽에 가는 중국어 학원을 땡땡이 치고 말았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보니 이미 시계는 6시 30 분. 10 분 뒤에 시청앞 중국어 학원에서는 강의가 시작될 것이다. 괜히 그곳과 멀리 떨어져 있는 집을 핑계삼으며, 다시 침대에 누워버렸다.

잠시 뒤에서야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마지막 날이라고.. 학원에 가지 않는게 당연한 듯이 보이는구나.”

하긴..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그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곤 했었는데.. 힘들어 하는 몸과 마음을 추켜 세우며 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어느새 어머니는 집 안 한 켠에 놓여 있던 의자와 긴 손잡이가 달린 걸레를 들고 집 밖으로 나가고 계셨다.

“어디 가세요?”

“응.. 우리 거실 앞 창문이 너무 지저분해서 좀 닦으려고.”

“네..”

대답만 했지, 그 쌀쌀한 새벽공기에 뭣하러 밖에 나가서 닦으시나.. 이래저래 움직이기 싫은 시간이었다. 그래도 어머니의 바쁜 손놀림이 거실 창 밖에 보이기 시작하자, 세상에 어느 아들이 마음 편히 앉아 쉴 수 있겠는가. 옷을 주섬주섬 걸치고 따라 나갔다. 머리 모양은 폭탄.. 혹은 까치 둥지. 눈은 아직 반쯤 감겼고..

“유리가 많이 더럽네요.. 근데 걸레로만 닦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왜..? 더 지저분해 보이니?”

“잠시만요.. 이걸로..”

경비실 쪽에 놓여있던 유리창 닦는 “제대로 된” 도구를 갖고 왔다.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가게일로 힘드신 어머니의 열심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것 참.. 집 안에 틀어박힌 아들로서 궁색함이 밀려왔다.

“사람과 집은 가꾸기 마련이란다. 그래도 집이 깨끗해 보이고, 품행이 바르고 고와야 더 좋은 인상을 전해주기 마련이지.”

나는 발코니 위의 넓은 유리를 닦고, 발코니 사이사이로 걸레를 넣어 유리의 아랫쪽 부분을 닦고 계신 어머니는 계속 말을 이어가셨다.

“용진이도 꼭 스스로를 잘 가꾸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아들이 되야지. 비록 힘들겠지만, 이렇게 조금만 노력하면 되는건데..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더욱 좋겠구 말이다.”

문득 그제서야 내가 대학에서 보낸 시간 만큼을 앞으로 더하면, 이제 곧 “좋은 남편”, “좋은 아빠” 가 되리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더군다나 취직을 준비하고 있는 시기에 “사람은 가꾸기 마련” 이라는 말씀이 내게 얼마나 크게 다가왔는지..

이렇게 시작된 게 어제 아침이다. 하루가 지난 지금, 난 아직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 같아 슬프기 그지 없다. 정신 차려, 이 친구야~~ ^^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