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년 10 월 12 일 (금) 벌써 날짜는 13 일 - 일교차가 크네요. 건강 조심하세요.
“감기에 걸리면 손해다.” 아침에 영어 학원에서 만난 한 아저씨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저런 겨울 코트를 입고 오셨구나…’ 속으로 생각했다. 물론 제일 좋아하는 계절 가을에, 서둘러 겨울을 재촉하는 두꺼운 코트는 좋아하지 않지만.. ‘감기에 걸리면 손해’ 라는 말에 잔뜩 긴장하게 됐다. 조심해야지..
매 주 금요일은 가르치는 컴퓨터 학원의 대청소 날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꾸꿍.. 콰다당.. 소리를 내며 의자를 나르고, 바닥을 쓸고 닦았다. ‘내 방 청소도 이렇게 못하는데..’ 볼멘 소리를 중얼거리며, 학생들이 마음대로 버리고 간 쓰레기를 주웠다.
우리 학원 원장님은 참 신실한 크리스챤이시다. 처음 면접을 보는 날, 원장님 자리에 놓인 성경책과 QT 집으로 예상은 했지만.. 원장님은 첫 만남이후 줄곧 나를 “강사” 가 아닌 “믿는 형제” 로 대해 주셨고, 학원 운영과 인간 관계에서 오는 모든 어려움을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확인해 보는 순수한 영혼을 갖고 계셨다.
오늘 원장님께서 짧게 나마 내게 첫 Sharing 을 하셨다. 1달 남짓한 기간 동안 서로에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원장님께서는 오늘 용기를 내어 원장님이 경험하신 하나님의 모습과 오늘의 삶에 대해 내게 이야기 해 주신 것이다.
“오늘 극동방송을 들었는데.. 어느 목사님 말씀이, ‘사랑은 사랑하는 주체에게 속한 것’ 이라고 하셨어요.. ‘하나님은 우리가 어떤 모습이든 우리를 사랑하기 원하신다’ 는 말씀과 함께요..”
“어찌보면 그동안 참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지만, 막상 제가 제 학생들을 야단치고 난 뒤에 이 말씀을 다시 들으니 큰 도움이 되네요. 용진 선생님도 꼭 하나님의 사랑으로 학생들을 돌보세요..”
세상에.. 실은 내게도 원장님과 동일한 문제가 있었다. 어느덧 난 우리 학원 학생들에게 ‘익숙해’ 져갔고, 이는 곧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들에게 비춰진 ‘내 모습’ 을 거스리지 못하게 했다. 피곤하고, 신경쓰이고, 짜증이 나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는 내 모습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달되곤 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유없이 사랑하고 계신다는 큰 감사함 앞에, 오늘 원장님의 말씀은 더욱 내게 우리 안에 사랑이 필요함을 깨닫게 해 주었다.
“우리가 받는 사랑은 모두 하나님께 속한 것이래요. 왜냐하면 사랑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사랑을 줄 수 있으니까, 우리가 이유없이 받은 모든 사랑은 하나님의 것이잖아요.. 이제 그것을 제 것으로 만들어 가야죠.”
우리 원장님의 마지막 말씀이셨다. 이런 분을 만나 같이 일하게 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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