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년 1 월 4 일 (금) 저녁 - 날씨가 풀렸어요~! (묶여있던 건 아니구요.. 썰렁썰렁..^^)

오후에 잠시 학원 학생들과 같이 타자 연습 게임 시합을 했다. 한글97 과 함께 설치되는 “한컴타자연습” 에 보면, “침략자” 라는 게임이 있다. 위로부터 주르륵 나열된 단어들이 좌우로 오가며 내려오는데, 다 내려오기 전에 모든 단어를 쳐서 없애야 한다.(?!! ; 맞는 표현인데도.. 좀 거친 표현이 돼버렸당..)

학원 쉬는 시간. 한창 타자연습에 실증이 난 몇몇 학생들을 상대로, 그들은 한글 5 단계를 하고, 난 영문 10 단계를 하기로 했다. 말 그대로 차(車)와 포(包) 를 떼어 낸 장기판 양상.. 결과는..

우선 난 무난히(!) 10 단계를 통과했다. 내 우수한(?) 제자들도 모두 무난히 5 단계부터 9단계까지 통과. 어느덧 시간은 흘러, 난 영어 타자 14 단계, 제자들은 한글 타자 10 단계.

양쪽 모두 한계에 다가온 상황에서, 과감히 난 침략 단어 제일 위로 날아가는 파란 글씨 단어 ㅡ 일종의 아이템을 먹게 되는 단어인데, 좋은 것도 있구 나쁜 것도 있다 ㅡ 를 두들겼다. 사실 하나님의 지혜 속에는 ‘요행을 바라는 것’ 이 없기에, 그리고 단계가 올라갈 수록 좋은 아이템이 나오는 일은 없어지기에.. 이런 결정은 쉽지 않았다. -.ㅡ;;

“앞으로 앞으로”.

“와아~~!!” 이내 들리는 우리 학원생들의 함성 소리.. 끝이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앞으로 앞으로’ 는, 변함없는 미래로의 발전과 꿈의 세상을 향한 용기있는 걸음을 상징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내 어린 시절 수차례 입에 오르내렸던 ‘고전 동요’ 였음은, 70 년대에 태어난 모든 어린이(?) 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근데.. 이 넘의 ‘앞으로’ 는 내게 앞으로 갈 길을 보여주기보다, 침략 단어들에게 ‘진격 명령’ 을 내린 것이다. 결국 난 아직 끝 마무리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억울하게(!) 게임을 마쳐야했다.

문득 집에 돌아오는 길에, 요즘 내 생활이 참 ‘엉망’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늦춰진 학원 시간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졌고.. 마무리 한 시험 때문에, 하루 날짜를 더해가는 긴장감도 풀려버렸다.

“앞으로 앞으로”.

아마 내일의 앞 날이 내게 다가오고 있는 경고 였으리라. 나 또한 ‘앞으로 나가야’ 한다. 언제 다가왔는지 몰랐다고 더 이상 변명하지 말자, 미래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열리는 것이므로.

그리고.. 게임할 때라도, 요행을 바라지 말자… (흑흑..ㅠ.ㅠ)
타자게임이 이렇게 많은 교훈(?)을 주게 될지 누가 알았으랴…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